아파트 매매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기준으로 ㎡당 5분위(상위 20%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은 704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전월(697만9000원)보다 1%가량 오른 수치다. 지난해 줄곧 600만 원대를 유지하다 2017년 마지막 달에 700만 원 선을 넘은 것이다.
반면 ㎡당 1분위(하위 20%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190만9000원으로 전월(191만2000원)보다 떨어졌다. 이는 작년 8월(190만9000원)과 같은 수치다. 2분위도 하락했다. ㎡당 2분위 아파트 매매가는 256만6000원으로 전월(265만8000원) 대비 소폭 하락했다. 3·4분위는 각각 342만8000원에서 343만2000원으로, 448만7000원에서 449만4000원으로 올랐다.
㎡당 아파트 매매 가격의 5분위 배율은 3.7배로 전월과 같았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고가와 저가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당 5분위 아파트 매매 가격은 1409만2000원을 기록했다. ㎡당 5분위 매매가가 1400만 원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1월 1225만2000원보다 180만 원 이상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1분위 가격은 437만3000원에서 465만4000원으로 28만 원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5분위 배율은 3.0배를 유지했다.
아파트 매매 평균가격을 비교했을 때도 양극화는 두드러졌다. 전국 기준으로 5분위 평균 아파트 가격은 5억9351만 원으로 전월(5억8795만 원)보다 상승했다. 반면 1분위 아파트 가격은 1억1866만 원으로 전월(1억1870만 원)보다 하락했다.
서울의 양극화는 더 악화됐다. 5분위 평균 아파트 가격은 13억4138만 원을 기록했다. 작년 1월 11억8035만 원을 보인 이후 꾸준이 상승해 13억 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같은 기간 1분위 평균 아파트가격은 2억8115만 원에서 3억26만 원으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5분위 배율은 4.5배를 기록해 전년 동기(4.2배) 수치를 훨씬 웃돌았다.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아파트 가격이 상승 기조를 유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0.33% 올랐다. 1월 첫 주 상승폭으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각종 규제책에도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보유세 개편 등 추가적인 규제책이 예고되고 있다”며 “그러나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김균표 KB국민은행 부동산금융부 부동산정보팀 차장은 “㎡당 분위별 아파트 가격을 보면 지방에서는 울산의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며 “서울의 경우 중소형 아파트가 비싼 가격에 있다 보니깐 그 윗 단계로 거래를 옮겨간 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