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개장 첫 날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지수와 높은 괴리율을 보여 눈길을 끈다. 미지급 분배금을 선반영하는 회계처리 방식으로 인해 펀드 가치가 커 보이는 ‘착시 효과’ 때문이다.
3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ETF 8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단순합산 기준 1.17%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 수익률(-0.16%)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준이다. 개별 ETF들은 1.13~1.21%의 수익률을 기록해 모두 플러스 성과를 냈다. 이는 코스피200토탈리턴(TR)지수를 추종하는 삼성코덱스200TR ETF에도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이 ETF의 1개월 수익률은 1.14%로 기초자산인 코스피200 TR지수의 수익률을 웃돈다.
코스피200 ETF들이 기초자산과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것은 분배금을 선반영하는 자산운용업계의 회계처리 방식 때문이다. 일종의 ‘착시 효과’ 인 셈이다. 분배금은 ETF가 투자하는 주식에서 지급하는 배당금으로 통상 3월 주총시즌 이후 4월께 지급된다.
이창민 KB증권 수석연구원은 “ETF의 경우 종목들의 배당락일에 예상되는 분배금만큼 미지급 분배금으로 선반영한다”면서 “이에 따라 ETF의 순자산가치(NAV)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펀드 수익률이 좋아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작년 국내 증시 배당락일은 12월 27일이었다.
결국 이 같은 이유로 주식 ETF의 수익률은 연초 개장 첫 날 추종 지수의 수익률을 웃돌게 된다. 늘어난 미지급 분배금은 실제 고객들에게 현금으로 분배되는 분배기준일인 4월 말 다시 줄어든다. 이 때는 ETF들의 NAV도 함께 제 자리를 찾게되면서 수익률도 소폭 하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