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커가 노리는 가상화폐

입력 2018-01-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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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산업2부 기자

지난 연말 여러 송년회와 지인과의 만남 자리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봤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는데, 그중 절반 이상은 가상화폐와 관련된 이야기로 밤을 지새웠다. 실제로 짭짤한 수익을 거둬 활짝 웃는 친구가 있는 반면, 손해를 봤다며 푸념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가상화폐가 사이버 위험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걱정하는 친구들은 없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열기가 일고 있다. 지난해 초 100만 원대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은 연말에 이르러서는 1500만 원대를 기록했다. 1년 새 가격이 무려 15배가량 폭등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작정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여유 자금을 통해 치고 빠지는 단타 전략을 구사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의 전 재산을 모두 털어넣는 이른바 ‘몰빵 투자’로 한 번의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도 있다. 저점에서 매수한 뒤 고점에서 매도하면 차액을 거두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만큼 국내외 해커들 역시 가상화폐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국내 7대 보안업체들은 2018년 가상화폐를 노린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이 코인을 잃어버리는 해킹 피해를 입고 파산하기도 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암호화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킹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보안 관계자들은 절대적으로 안전한 보안 기술은 없다며 해킹 위협에 대해 경고한다. 동일한 가상화폐라도 해외 거래소보다 한국에서 더 높게 거래되면서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한국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된 만큼 가상화폐의 안전한 발전을 위해 업계에서는 안전한 보안 의식, 정부에서는 보안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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