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과당경쟁을 이유로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설립 승인을 거부하면서 기존 LCC들이 안도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이를 기회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신규 항공기 도입을 통해 기단 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키워가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신규 항공기 26대 도입 예정=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6개 LCC들은 내년 최대 26대의 신규 항공기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이 가장 많은 항공 신규 항공기 도입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내년 8대를 신규 도입, 총 39대의 기단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에어도 4~5대를 들여와 보유 항공기를 최대 30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에어부산은 2~3대를 도입해 총 25~26대를 보유한다는 목표다. 티웨이항공은 제주항공에 이어 2번째로 많은 6대를 늘려 25대까지 운영 항공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와 에어서울은 각각 3대와 1대씩 항공기를 늘려 총 운영 항공기가 25대, 7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들 항공사들이 항공기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데 따른 것이다. 내년 가장 많은 항공기를 늘리는 제주항공의 경우 올해 LCC 사상 최초로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000억 원 달성을 노리고 있다. 티웨이항공 역시 올 3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는 등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 설립이 미뤄진 것과 관련해 서둘러 규모의 경제를 실현, 재도전에 나설 신규 LCC들과 격차를 벌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규모 확대에만 '급급'…"'양보다 질' 개선 필요"= 이처럼 기존 LCC들이 경쟁적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한 신규 항공기 증가로 조종사 부족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종사 부족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이같은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LCC 한 관계자는 "현재 신규 도입되는 항공기에 대한 조종사 확보는 이뤄졌다"이라면서도 "겨우 기준을 맞춰놓은 상황이라 향후 조종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비 인력 및 인프라 부족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LCC들이 항공기 도입에만 급급한 나머지 안전운항을 위한 정비 능력을 갖추는데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실제 대한항공의 정비사는 2700여명(올 3월 기준)에 달하고 있으나 LCC 6개사의 정비사는 1000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질적인 측면에서도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벌어진 '항공대란'에서 LCC의 경우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사전 공지나 고객 편의 매뉴얼이 부족해 고객 불편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C의 경우 아무래도 규모나 서비스면에서 아직 대형항공사들을 따라가기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 "LCC간 경쟁이 단순히 확대에 집중되고 있는데 항공업이 결국 서비스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나서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