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파산으로 침체에 빠졌던 한국 해운이 ‘재도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유일 국적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은 대형선 건조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적 선사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SM상선도 미주 노선 확대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내년 벌크선 수요는 전년 대비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배들이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을 의미하는 벌크선 선복량 증가는 2.7%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벌크선 공급 부족 현상은 발틱운임지수(BDI)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내년 BDI 상승률은 25.7%를 기록, 평균 BDI가 1384p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운업황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해운사들의 경영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운사들은 과거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먼저 현대상선은 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간 ‘2018 영업전략회의’를 갖고 새해 전략 마련에 나선다. 이번 회의에는 유창근 사장을 비롯, 미주·구주·아주 등 해외본부 및 법인에서 근무하는 주재원 50여 명을 포함, 총 150여 명의 임직원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각 사업별 영업 전략과 구체적인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는 대형선 건조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신규 건조론은) 해운 강국에 대한 국민적 여망에 따라 추진될 프로젝트”라며 “우리 현대상선은 2020년 환경규제를 극복하고 세계적 선사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환경에 위치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대상선은 구 한진해운 해외 자산 확보에 따른 해외터미널 벨트(미주 서안·부산 - 카오슝·알헤시라스 - 로테르담 등)를 기반으로 하는 수익성 확보 방안 등도 논의할 계획이다.
또한 신규선박 투입 및 신규항로 개설, 영업망 확대, 운항관리 비용절감 등 시황 변동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방안도 다각적으로 수립할 방침이다.
창립 1주년을 맞은 SM상선도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나섰다. SM상선이 집중하는 것은 미주노선이다. 내년 상반기에 미 서안 북부와 동부에 노선을 개설할 준비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SM상선은 같은 국적 원양선사인 현대상선과 공동운항을 비롯한 다양한 협력 방안도 제안 중이다.
SM상선 측은 “현대상선과 함께 미 서안과 동안을 공동운항하면 원가구조가 개선되는 등 경쟁력 향상 등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아직 현대상선과는 접촉하지 않았으나 해양수산부에 이런 구상을 전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