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우리 제조업 강점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5대 신산업 선도 프로젝트’를 골자로 하는‘새 정부 산업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또 2022년까지 매출 1조 원이 넘는 중견기업 80개를 육성하고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이번 대책은 4차 산업혁명, 업종별 구조조정 등 산적한 현안에도 산업정책은 실종됐다는 지적에 따라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전 정부에서도 발표됐던 내용이 많은데다 피상적인 대책도 상당수 포함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가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보고한 ‘새 정부 산업정책 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미래형 모빌리티)을 제조업에 접목하고 △전기·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가전 △에너지신산업 △바이오·헬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을 5대 선도 프로젝트로 선정해 우선 추진한다.
자율주행차 9대 핵심부품기술 개발을 위해 2021년까지 1445억 원, IoT 가전에는 2022년까지 120억 원을 투입한다는 지원대책도 마련했다.
내년 자율자동차, IoT 가전 등 4차 산업혁명 선도 분야 투자 확대를 위해 3000억 원 규모의 민·관 공동 펀드를 조성한다.
또한, 중견기업을 새로운 성장 주체로 육성하기 위해 ‘중견기업 비전 2280’을 마련, 향후 5년간 매출 1조 원 이상 월드챔프 중견기업을 현재 34개에서 80개로 늘린다는 대책도 마련했다. 중견기업에 특화된 맞춤형 패키지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혁신도시 중심으로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 기존 인프라와 연계, ‘국가혁신 클러스터’ 조성지역혁신 선도를 위한 거점기업(anchor)을 유치한다는 방안도 내놨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혁신적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미 제시된 정책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기존 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탕·삼탕식 내용이 많은데다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나와있지 않아 획기적인 정책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뼈아픈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주력산업의 정체 속에 신산업 창출은 지연되는 등 산업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WEF 국가경쟁력 순위는 2007년 11위에서 2013년 25위, 올해 26위로 고꾸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중심 정책에서 중견기업을 내세운 것은 좋지만, 전체적으로 과거 정책을 모양새만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보다 근본적인 처방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