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 망리단길에 이어 송파구의 ‘송’ 자를 따 이름 붙인 ‘송리단길’이 20~30대의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리단길은 10월 말께부터 SNS나 인터넷 등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리단길’이라는 이름은 용산구 이태원동의 경리단길이 주목받으며 붙여지기 시작했다. 이 길 초입에 위치한 국군재정관리단의 옛 이름인 육군중앙경리단에서 이름을 따온 경리단길은, 2012년경부터 이국적인 느낌의 식당이나 수제맥주 전문점, 이색적인 카페 등 이른바 ‘힙한 감성’의 가게들이 속속 등장하면서부터 데이트코스로 각광받았다.
경리단길을 따라 ‘○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명소들에는 2015년 즈음부터 경리단길과 유사한 방식으로 상권이 부흥한 마포구 망원동의 ‘망리단길’이나, 5월 서울로7017의 개장으로 각광받은 중구 중림동의 ‘중리단길’ 등이 있다.
송리단길은 송파구 송파1동에서 잠실의 랜드마크인 석촌호수에 가까운 거리들에 이름 붙여졌다. 네이버데이터랩에 따르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송리단길’이라는 검색어가 유의미한 검색량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올해 10월 중순을 지나면서부터였다. 10일에는 송리단길의 검색량이 망리단길의 80%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다만 아직은 경리단길과 망리단길의 명성에 미칠 만큼의 성장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12일 기준으로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인 ‘#경리단길’과 ‘#망리단길’이 각각 96만3000여 건, 12만8000여 건인 데 반해 ‘#송리단길’은 아직 1400여 건에 그쳤다.
상권 형성 초기인 송리단길은 신흥 상권에서 흔히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아직은 관측되고 있지 않았다. 인근 H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이 지역 소형상가는 매물이 많이 들어가 희귀하지만 대략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120만~130만 원 정도를 보면 된다”며 “SNS나 블로그 같은 데 많이 올라와서 이 동네 말고 다른 지역에서도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고들 하더라”고 말했다. 지역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도 “월세는 보증금 1000만~2000만 원에 월세는 100만 원 안팎”이라며 “요즘 이쪽에 새로 생긴 카페들마다 손님이 꽉꽉 들어차 있다”고 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석촌호수 일대는 경리단길과 망리단길에 비해 훨씬 저렴한 임대료와 권리금 등으로 볼 때 전형적인 형성 초기의 상권”이라며 “투자자는 상권이 성장하기에 너무 앞서 임대료 폭등이 관측될 경우 상권의 안정적인 정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신흥 상권의 유망 업종과 유동인구 등의 특징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