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2곳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늦어도 내년 1분기 안에는 인수작업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 중인 가격 협상 등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내년 1분기에는 인수 대상 은행 2곳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창립 이후 첫 해외 인수합병 사례가 된다. 기업은행은 상반기부터 전략 파트너와 법률 지원 파트너, 인수 대상 은행을 실사할 회계 파트너를 선정해 면밀한 검토를 진행해 왔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해외 라이선스 사업이다 보니 고려 요소가 많아 시간이 좀 걸린다” 며 “현지 감독당국의 허가가 언제 나오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두 군데의 현지은행을 인수하려는 것은 인도네시아 당국의 규제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외국 금융사가 현지은행을 2개 이상 인수하고 합병한다는 조건 하에서만 40% 초과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은행사업 건전성 개선을 위한 정책 목표 아래 은행 수를 줄이고 대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 금융사의 현지 지점과 법인 설립을 실질적으로 제재하고 M&A를 통한 진출만 허용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도 영역 확장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호찌민과 하노이에 지점을 두고 있는 기업은행은 영업기반 확대를 위해 7월 인가 신청을 내고 현지법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캄보디아에서는 지난해 8월 캄보디아 금융당국에 지점 전환을 신청해둔 상태다. 기업은행은 캄보디아 금융당국의 승인이 나오는 대로 IBK캐피탈과 함께 복합점포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기업은행의 동남아 점포망은 인도 뉴델리지점, 필리핀 마닐라지점과 미얀마 양곤 사무소가 있다.
기업은행은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이란 중장기 과제를 세우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3개국을 중심으로 해외 영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은행은 2025년까지 은행 전체 이익의 20%를 해외에서 거두고 20개국, 165개의 해외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기업은행뿐만 아니라 캐피탈·저축은행·자산운용 등 그룹 계열사들의 동반 진출도 추진한다.
올해부터 분기별로 IBK 전체 계열사 글로벌 담당 임원들이 모이는 ‘IBK그룹사 해외사업정보교류회’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