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2위 탈환을 노리던 상황에 인천점 상실은 뼈아픈 일이었지만 신규 사업인 면세점이 예상외의 빠른 속도로 자리 잡은 데다 한ㆍ중 관계 정상화 이후 중국인 관광객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측면에서는 인천점 이탈의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세계는 14일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지어 인천점의 영업 종료가 기정사실화됐다.
신세계가 보유한 백화점 점포 중 매출 규모 4위에 해당하는 인천점의 영업권 상실은 백화점 업계 2위 탈환을 노리던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상당한 충격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인천점의 작년 매출은 약 5800억 원, 영업이익은 4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총매출은 1조6437억 원으로, 1조8318억 원을 기록한 현대백화점에 2000억 원가량 모자라 3위에 머물렀다. 신세계로서는 인천점 매출 감소분의 타격이 크다.
게다가 최근까지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 오픈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 인천점 매출을 대신할 신규 영업점 오픈 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 강화로 새로운 점포를 내기도 여의치 않아 정 총괄사장으로서는 인천점 매출 감소를 극복할 대안이 절실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업 시작 이후 적자를 지속하던 면세점 사업이 정 총괄사장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일평균 매출이 7월 34억 원, 8월 45억 원, 9월 48억 원으로 꾸준히 상승한 데다 3분기에 9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197억 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기대 이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의 내년 매출이 1조 원을 훌쩍 넘고 영업이익은 400억~5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사드 해빙 무드까지 더해지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짧은 시간 내 급성장한 배경에는 정 총괄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신세계면세점은 8월부터 펜디, 까르띠에, 루이뷔통, 디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명동점에 입점시켰고, 정 총괄사장이 이 작업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최근 조선호텔과 신세계DF로 나뉘어 있던 면세점 사업을 일원화하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강남점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영업을 개시하면 면세점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NH투자증권 이지영 연구원은 “인천점의 영업이 종료돼도 신세계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 면세점과 동대구점 영업이익이 인천점의 이익 감소 분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