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피하는 건설사들…강남권 재건축 수주전 급랭

입력 2017-11-2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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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에 바짝 긴장…대치동 쌍용2차·반포주공1 3주구 등 현장설명회 차분한 분위기

강남권 주요 지역의 재건축 수주전이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열기가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내년 재건축·재개발 먹거리가 감소할 것을 감안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됐던 수주전이 정부의 날카로워진 규제 칼날에 잔뜩 움츠러들었다.

23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원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21일 대의원회를 열고 현대엔지니어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최종 결정은 내달 이뤄진다.

이 사업은 공사비 2460억 원으로 1265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다. 당초 GS건설과 대림산업이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하며 수주 의지를 내비쳤지만, 조합이 컨소시엄 입찰 참여를 불허하면서 결국 GS건설이 사업에서 발을 뺐다. 그나마 현대엔지니어링이 출사표를 내 경쟁의 모양새가 갖춰졌지만 관심을 보였던 GS건설은 물론 호반건설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치동 쌍용2차와 반포주공1 3주구도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14일 강남구 대치쌍용2차 재건축조합이 연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을 포함해 모두 11개 건설사가 너 나 할 것 없이 관심을 드러냈다. 560가구, 공사비 1820억 원 수준의 크지 않은 규모에도 강남구 대치동 입지, 이 일대 재건축 수주를 위한 선점 효과와 상징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영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에도 수주 열기는 좀처럼 찾아보기가 어렵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도를 넘어선 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전에 대해 전면 손질에 나서면서 건설사는 물론 조합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사업을 진행하려는 모습이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대형건설사도 아직 홍보전에 돌입하지 않고 있다.

대치쌍용2차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에 제법 많은 건설사들이 참여했지만 아직 홍보에 나선 건설사가 없다”며 “정부 제재조치 이후 건설사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을 아꼈다. 단지는 내달 말께 입찰을 마감한다.

특히 공사비만 8000억 원이 넘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도 현장설명회에선 8개의 크고 작은 건설사가 눈독을 들였지만 치열한 경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다른 건설사들이 주변 사업장 수주에 매달리는 사이 현대산업개발이 꾸준히 한 우물을 파온 탓도 크지만 흉흉한 분위기 속에 모험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3주구는 경쟁사가 공을 들여왔다고 해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규모의 사업장”이라며 “정부의 제재조치에 업계는 물론 OS업체(홍보대행업체)들도 잔뜩 움츠러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강남지역 수주전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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