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도 아침부터 백화점 앞에 수백 명이 몰렸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려고 몸싸움을 벌여 경찰까지 출동했다. 백화점으로는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단을 장악한다. 이 열풍의 주인공은 바로 ‘평창 롱패딩’이다.
롯데백화점이 올림픽조직위원회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롱패딩 3만 장을 제작했다. 지난달 30일부터 롯데백화점 등 전국 공식 스토어 20여 곳에서 판매됐다. 순차적으로 전국 매장에 보급될 예정이었지만 15일 재고가 순식간에 바닥 났다. 18일 추가 입고된 물량도 금세 동났다.
지난 주말엔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등에 이른 아침부터 평창 롱패딩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발생했다.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구입가격의 2배까지 치솟는 이상 열기도 조성되고 있다.
평창 롱패딩에 대한 소비자들의 재입고 문의가 쇄도하자 롯데백화점과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2일 재입고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2만3000장이 팔려 남은 재고는 7000장에 불과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0일 기준 7000여 장 정도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한국으로 운송되고 있다. 당초 입고가 완료되는 22일쯤부터 재판매할 예정이었으나 구매자들이 몰릴 것에 대비해 판매일과 판매처를 분산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재입고 물량 판매 장소와 시기가 최종 결정되면 재공지하겠다”고 말했다.
평창 롱패딩을 둘러싼 이 같은 신드롬의 원인은 무엇보다 3만 장 한정 판매라는 희귀성 덕분이다. 또한 거위털 충전재(솜털 80%, 깃털 20%)를 이용한 구스다운 제품이면서 가격이 14만9000원으로 시중 거위털 패딩 가격(30만~50만 원)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 데다 세련된 디자인과 뛰어난 보온성으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점에도 소비자들이 열광했다. 여기에 평창 올림픽 기념 공연에서 인기 가수 선미와 EXID의 하니가 평창 롱패딩을 입은 모습이 SNS 등에서 화제가 되면서 관심이 한층 고조됐다.
평창 롱패딩은 이제 ‘국가대표 MD상품’이라는 명성까지 얻을 정도로 인기가 치솟으며 잔여 물량 7000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전쟁이 벌써부터 시작됐다.
평창 롱패딩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의 구두 아지오,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착용한 것으로 알려진 베라왕 정장 의류,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 만찬에 등장한 독도 새우, 대통령과 기업인들 미팅에서 제공된 수제 맥주 등에 소비자들이 주목하면서 이른바 ‘국민 MD상품’으로 급부상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어 유통업계에서는 ‘국민 MD상품’ 발굴 및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