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야심작 아이폰X(텐)이 17일 국내 예약 판매 시작과 함께 매진됐다. 전 모델과 성능이 별반 차이가 없는데다 155만원(256GB 기준)이 넘는 역대 최고의 가격 때문에 흥행 부진이 예상됐다. 업계에선 초도 물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벌어진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9시 온라인 예약판매를 개시한 지 3분 만에 1차로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팔린 데 이어 오전 9시 30분 시작한 2차 판매도 1분 50초 만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7이 1차 20분, 2차 물량은 1시간 만에 매진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다. 3주 전 출시된 아이폰8의 경우 예약 완판은 기록하지도 못했거니와 상당기간 물량이 남아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X에 공급량을 조절해 소량만 제공했기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매진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며 “아이폰X 1차 물량은 아이폰8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KT는 5분 만에 2만대가 넘게 예약 판매를 완료했다. LG유플러스도 초반 10분 간 예약량이 아이폰8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통 3사는 이후에도 아이폰X 예약판매 신청을 계속 받을 예정이지만, 공급이 워낙 적은 탓에 개통 순서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폰X의 국내 초도 물량은 10만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아이폰8 시리즈가 20만대 이상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절반이나 줄어든 수치다.
오는 24일 정식 출시되는 아이폰X은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과 3차원 스캔을 활용한 안면인식 기능인 페이스ID를 탑재했다. 이통사 출고가는 64GB 모델이 136만700원, 256GB는 155만7600원이다. 역대 아이폰 중 가장 고가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