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조금씩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9일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8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올해보다 0.5%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내년도 부동산시장의 3대 리스크로 금리 인상 등 유동성 축소와 수요 위축, 준공 증가 등이 꼽혔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기존 주택 소유자들의 관망세는 강화된다”며 “신규 매수자가 크게 줄면서 가격에 미치는 영향보다 거래량과 분양물량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허 연구원은 가장 큰 하방 위험으로 유동성 제약을 꼽았다. 준공 시 중도금 대출 해지와 잔금 납입이 동시에 이뤄져 내년 약 80조 원 규모의 자금 이동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허 연구원은 “역전세 발생으로 보증금 반환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 기존주택 처분이 어려운 경우, 주택담보대출 제약이 확대된 경우, 임차자를 구하지 못할 때는 잔금 연체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북, 충남, 경남 등에서는 역전세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고 잔금 과정의 리스크는 거래량 감소, 금융규제 강화 등으로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 주거용 부동산은 안전자산으로 인식이 강화돼 거래는 감소하더라도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토지와 단독주택에 대한 투자 열기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분양시장도 차별화돼 신혼희망타운 분양 등 양호한 입지의 분양시장 열기는 지속하겠지만 준공이 많은 기타지방은 크게 위축할 것이란 전망이다.
건산연은 내년 국내 건설수주는 올해보다 15.0% 감소한 133조 원으로 예상했다. 133조 원은 2014년(107조5000억 원) 이후 4년 내 최저치로서 2015년 이후 3년간 지속한 건설수주 호황이 끝날 것이란 예측이다.
한편 내년 건설수주 감소의 주된 원인은 민간 주택 수주가 주택경기 하락의 영향으로 급감하는 가운데 공공 수주의 완충 역할 부족과 정부 SOC 예산 급감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주택 중심으로 민간건설경기가 빠른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내년도 SOC예산 감축으로 공공부문이 완충 역할을 해주지 못해 향후 건설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서 “건설경기 경착륙 방지를 위해 부동산 대책 수위 조절, 정부 SOC 예산의 적정 수준 유지, 민자사업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며 “건설사들도 지난 3년간의 호황기가 끝나고 빠른 경기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수주잔고 확보, 불확실성에 대한 모니터링, 리스크 관리에 치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