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장을 맞은 삼성벤처투자가 더 활발한 투자를 통해 국내·외 스타트업계의 더 ‘큰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삼성벤처투자는 삼성전자의 투자전문 자회사로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를 대신해 투자하는 역할을 한다.
9일 삼성벤처투자에 따르면 국내외 아티스트 국내외 공연 기획 플랫폼‘마이뮤직테이스트’가 진행한 1100만 달러(약 122억 6940만 원) 규모 ‘시리즈 C펀딩’에 소프트뱅크 벤처,포메이션8 등과 함께 투자자로 참여했다.
시리즈 펀딩은 실리콘 밸리의 투자 스타일로 통상 첫 번째 투자를 시리즈 A, 두 번째 투자를 시리즈 B, 세 번째 투자를 시리즈 C 라고 한다. 시장에서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받은 마이뮤직테이스트가 시리즈 C 단계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향후 시리즈 D 투자를 한번 더 받거나 프리 기업공개(IPO)에 나설 수도 있다.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에도 40억 원 규모의 투자에 참여했다. 당시 삼성벤처투자가 투자한 첫 콘텐츠 관련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국내 스타트업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해외에서 더 왕성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용자도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이용자 수만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드웨어 대비 소프트웨어가 약하다는 평을 받는 삼성전자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벤처투자의 이런 투자 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전용배 삼성화재 부사장이 사장에 내정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벤처투자 사장 자리는 삼성전자 사장에서 물러난 후 정리할 시간을 주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어 삼성벤처투자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삼성생명 재무기획실과 삼성구조조정본부,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전 사장이 배치되며 향후 삼성전자를 대신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넥스트, 삼성카탈리스트, 삼성오토모티브, 삼성벤처투자 등 4개 투자 전문계열사를 이용해 유망 기업에 대해 간접 투자를 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넥스트, 삼성카탈리스트 펀드가 해외 신생기업에 왕성하게 투자하는 듯 했으나 하반기 들어 삼성벤처투자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도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벤처투자 측은 “유망 기술을 가진 회사이기에 후속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다른 계열사와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