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속에서도 유통 업종 중 카테고리 킬러의 이익 실현이 막강한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카테고리 킬러란 전문 할인점의 대표적 형태다. 198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소매 형태로, 기존의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달리 모든 상품 계열을 나열해 판매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규모의 경제’로 특정 상품군을 대량 구매해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체인 구조로 현금 매입과 대량 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춰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최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 확대로 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위협받는 가운데 카테고리 킬러의 시장만큼은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테고리 킬러의 원조격은 완구판매체인 토이저러스다. 미국에서 성장한 토이저러스는 국내에서 2006년 롯데마트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뒤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신장률 1.1%에 이어 올해 역시 1.8%에 머물지만, 2012년과 2015년에는 각각 20.3%, 18.8%로 높은 매출 성장률을 달성한 바 있다.
초창기 카테고리 킬러로 국내에 안착한 슈즈 상품군 또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슈즈 카테고리 킬러 시장은 2010년 3812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꾸준히 성장해 올해에는 전년 대비 20%가량 늘어난 1조3000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점유율 1위인 ABC마트는 주식시장 상장을 거듭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시가총액이 약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ABC마트는 11월 초 200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2020년까지 매출액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구에 이어 가전양판점, 생활용품 전문점 등도 국내에 안착한 카테고리 킬러의 유형이다. 다이소의 매출은 2016년 1조3055억 원, 2017년엔 1조7000억 원대로 전망된다. 전자가전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도 올해 4조 원의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의 3분기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4%, 21.8% 증가했다. 이는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와 공기청정기·빨래건조기 등의 판매가 증가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가구공룡’이라 불리는 이케아는 한국 1호점인 광명점을 통해 전 세계 이케아 매장을 통틀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올해 회계연도 기준 365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케아코리아는 2020년까지 6개 점포를 전국 단위로 개설하고 총 4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카테고리 킬러는 직영 및 프랜차이즈점으로 이뤄진 다점포망을 통해 대량 매입과 현금 매입, 제조업체 직매입 등으로 가치가격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판매점의 체인화를 통해 현금 매입과 대량 매입 방식을 통해 제품 판매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타깃 고객층에 대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체계적 고객관리를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소비자로서도 비대면 온라인 쇼핑과 달리 특정 상품군에 대해 다양한 제품 구색을 직접 오프라인 점포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더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경쟁력을 지녔다.
국내 카테고리 킬러 입점 방식은 기존의 독립된 로드숍 혹은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공간에 입점한 형태로 나뉘는데, 대규모 공간 입점 형태의 경우 디스플레이나 상품 진열 면에서 편의성 제공을 넘어서 ‘매혹적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점포 형태를 불문하고 카테고리 킬러는 새롭게 성장 중인 업태로, 상품이나 브랜드에 완전히 몰입하는 공간을 마련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