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시절 논란됐던 ‘나라사랑교육’ 타깃 아예 편성도 안해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임하면서 행정안전위원회, 정무위원회 등에서 이념 편향성을 문제 삼아 도려낼 예산을 지목했다.
먼저 행안위에서 자유한국당은 행정자치부의 각종 민간단체에 대한 지원 예산안이 ‘좌파 성향’ 단체들을 위한 것이라고 보고 삭감을 예고했다. 한국당은 행자부가 9월 지방보조금 관리기준을 고쳐 불법시위단체도 정부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면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금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비영리민간단체 지원금은 117억 원으로, 올해보다 46억 원 많아진 규모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6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불법 시위 이력이 있는 단체는 3년 동안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돼 있는 규정을 풀어서 그들에게 나눠주겠다는 것인데, 불법 시위 단체가 모두 이 정부와 가까운 좌파 성향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해엔 더불어민주당이 행안위에서 이 예산을 17억 원 깎았다”며 “정권 잡고 다시 늘리자는 이유는 뻔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국당은 또한 정부가 지방자치 혹은 국민참여 독려를 명분으로 신규 사업을 만들어 좌파 성향 활동가들을 조직·육성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행자부의 △혁신 읍면동 추진 관련한 예산 210억 원 △지역거점별 소통 협력 공간 조성·운영 92억 원 △국민참여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 140억 원 등을 ‘문제성’ 예산으로 꼽는다. 한국당 관계자는 “혁신 읍면동 시범사업 예산은 인력 200명에 연봉 2500만 원, 60명엔 각 3000만 원을 주도록 했다”며 “비영리단체에 인건비는 지원할 수 없게 돼 있는데도 사업 예산에 인건비성 예산을 넣어서 좌파단체를 키우고 활동가를 늘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 내내 논란이 됐던 국가보훈처의 이른바 ‘나라사랑 교육’ 예산을 최우선 타깃으로 삼았다. ‘나라사랑정신계승발전’이 정식 이름이었던 이 사업은 청소년들에게 5·16 군사쿠데타를 ‘일종의 산업혁명이자 한국 사회 근대화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가르치는 등 우 편향 교육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민주당은 야당 시절 정무위에서 줄기차게 예산 삭감을 요구했었다. 이에 정부·여당은 집권 후 보훈처의 ‘나라사랑 교육’ 담당 부서를 폐지한 데 이어 같은 이름의 예산을 아예 책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