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금녀(禁女)의 벽’으로 일컫는 중앙부처 본부 고위직에 여성 국장이 잇따라 발탁되면서 유리천장에 금이 가고 있다.
2일 각 부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사상 두 번째 여성 국장이 탄생했다. 농업정책과 박수진 과장(부이사관)이 그 주인공이다. 신임 박 국장은 3일부터 식품산업정책관실 창조농식품정책관(국장급)으로 지원근무할 예정이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하버드대 공공정책학 석사를 졸업한 박 국장은 행정고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주이탈리아대사관 농무관과 식량정책과장, 기획재정담당관, 농업정책과장 등 주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이에 행시 38회 선배로 농식품부 여성 국장 1호인 김정희 정책기획관의 뒤를 이을 인물로 거론돼 왔다. 앞서 김 국장은 9월 본지 인터뷰 당시에도 “많은 여후배들이 (국장급에 오를 것을) 대기하고 있다”며 본인 다음으로 박 과장의 인사가 임박했음을 암시한 바 있다.
지난달 기획재정부에는 사상 첫 여성 본부국장이 배출됐다.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에 김경희 국장(행시 37회)을 임명한 것이다.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김 국장은 1994년 기재부 최초의 행시 출신 여성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재산세제과장, 조세분석과장, 국제조세협력과장, 역외소득재산자진신고기획단 부단장 등을 역임하며 역량을 키워왔다.
기재부는 이런 김 국장에 대해 “경제정책, 세제, 국제금융 분야를 두루 거친 정책전문가로 업무추진력, 거시적 안목과 미시적 섬세함을 겸비했다”고 평하고 있다.
김 국장은 지난달 본지 인터뷰에서 “육아휴직, 모성보호 등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아직 취약해서 일과 가정 양립이 쉽지 않았다. 주 5일제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야근이 많아 친정식구들의 육아지원 없이는 직장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웠다”고 소회를 털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