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1995년 행정고시 38회로 농림축산식품부 최초 여성 사무관이 된 이후 농촌정책과장을 거쳤다. 지난해엔 농림부 최초 국장급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한 뒤 농림축산검역본부 영남지역본부장을 맡았다.
올해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을 역임하고 이달 정책기획관으로 발탁돼 본부에 금의환향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최초의 여성국장이 된 김정희 국장의 약력이다.
김 국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국정과제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라 어깨가 무겁다”면서 “구체적인 정책보다는 전체를 총괄하고 조율하는 자리인 만큼 틀을 잘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당장 급한 현안은 정기국회에서 입법과 법령 개정을 마무리하고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마침 국정자문위에서 파견근무를 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농정개혁 철학을 공유할 수 있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 국장은 “새 정부는 대통령이 직접 농업을 챙기겠다고 할 정도로 관심이 큰 만큼, 현안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면서 “농업계의 애로사항을 지원하면서, 농업인과 소비자가 갈등 없이 소통되도록 정부의 조정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새 정부의 정책 기조인 일자리 창출과 귀농귀촌의 연계는 어느 정도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김 국장은 “실제 농촌에 많은 젊은이들이 유입되고 있다”면서 “농사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본 청년들이 들어왔을 때, 정부의 역할은 초기에 실패해도 극복하고 재기할 수 있는 영농정착 지원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정부의 청년농업인 영농정책 프로그램 도입은 과감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김 국장은 “초기 소득과 기반 마련의 어려움 때문에 망설이거나, 좌절을 맛보고 돌아가는 일이 줄도록 정책으로 보완하겠다는 게 정부 방향”이라며 “지금까지는 농지나 주택 등 지원이 제한적 이었지만, 1~2년 시행착오를 겪어도 안심할 수 있게 지원책이 좀 더 촘촘하게 엮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걸어온 공직생활을 되돌아 볼 새도 없이 그녀에게는 더 멀리 가는 길이 펼쳐져 있었다.
김 국장은 “농림부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여성 사무관이 많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사무관 60% 가까이가 여성이다.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는 후배들이 많아져 든든하고 대견하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