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페이스북이 일부 통신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접속경로를 차단, 접속을 인위적으로 차단 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정감사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은 갑자기 페이스북 접속이 느려지는 불편을 겪었다. 이는 페이스북이 양 사에 대한 캐시서버 접속을 차단하면서 발생한 것인데, 페이스북이 이 책임을 KT로 넘기면서 책임공방 이슈가 수면으로 올라왔다.
발단은 지난달 12일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부사장이 국감장에서 이 문제에 대해 “KT가 접속경로를 바꾸라고 한 것”이라고 대답하면서다.
이 내용을 두고 30일 국감장에 참석한 조 대표도 KT의 요청이 있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 대표는 “본사 인프라 측에서 담당해 잘 모르지만, 접속고시 변경 이후 KT의 요청이 있었다. 요청 중 하나로 그런 방안(접속경로 변경)이 제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페이스북) 본사 팀에서 담당하고 있어 구체적인 KT의 요청 내용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발끈했다. 같은 날 황 회장은 “접속경로(라우팅) 변경은 페이스북의 권한이지 KT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맞섰다. 둘 중 한 명은 위증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말과 올 2월 각각 SK텔레콤·LG유플러스의 가입자가 페이스북 앱을 이용할 때 서울이 아닌 홍콩 등 해외 서버에 접속하게 조치했는데 이는 KT의 요청 때문이었다는 주장이다.
페이스북 측에 따르면 협력사인 KT가 의견을 전달해 오면서 내부 결정을 통해 SK브로드밴드 등에 KT 데이터센터에 접속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통지를 여러 차례 한 후, 지난해 12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KT 데이터센터에 대한 접속을 차단했다. 차단과 동시에 SK브로드밴드 등은 자동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홍콩 서버로 접속하게 됐다. 이때부터 SK브로드밴드 가입자들의 페이스북 서비스에 대한 접속속도는 저하되기 시작했다. 동영상 콘텐츠 로딩 장애와 와이파이 접속불량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양사의 책임공방은 KT가 페이스북에 접속변경을 요구하는 문서를 전달했는지 여부다. 통상 페이스북은 협력사들과 이메일로 관련 사안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하고 받는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방통위에서 조사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해 오픈 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안일한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방통위는 페이스북 접속경로 임의 변경과 관련해 지난 5월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조사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