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곡선’으로 유명한 미국 경제학자 아서 래퍼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세제개혁안이 미국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래퍼 교수는 일정한 세율 이상을 지나면 세수가 감소한다는 ‘래퍼 곡선’의 창시자다. 그는 래퍼 곡선으로 1980년대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정부의 감세 정책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다. 작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경제 자문을 맡았던 그는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의 세제개혁안이 미국 경제 회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 정부 때 재무장관을 역임한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트럼프의 세제개혁안을 향해 경제를 퇴보시키는 방안이라고 비난했으나 이를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세제개혁안이 기업의 투자와 사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래퍼 교수는 “과속을 막으려고 속도 위반자에게 벌금을 내게 하고, 흡연을 줄이기 위해 흡연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데 왜 우리는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나 많은 돈을 버는 근로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세율 인하가 옳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법인세 인하가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혁안은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0%로 낮추고, 개인 소득세 과세구간을 단순화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래퍼 교수는 “미국은 최근 생산성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하락이었다”며 “이는 미국의 높은 법인세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게 생산성이 상승했던 시기는 빌 클린턴 정부의 마지막 해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임기 첫해였다. 클린턴은 상위 2개 구간의 세율을 인상했으나 양도소득세율을 줄였다. 부시 대통령은 임기 첫 해에 세금 감면을 단행했다. 이 같은 조치들이 생산성 향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진보 진영은 최근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단순히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만 설명한다고 래퍼 교수는 비판했다. 뉴 노멀은 세계 경제 위기 이후 전 세계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현상을 뜻한다. 즉 저성장이 표준이 됐다는 의미다. 래퍼 교수는 세제개혁이 이러한 저성장 문제를 빠르게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디지털 시대를 지나 막대한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은 제조 생산성을 두 배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가 공언한 3~4% 성장은 단순한 ‘가능성’이 아닌 실현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