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유가 상승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는

입력 2017-10-30 09:30 수정 2017-10-3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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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의 거침없는 오름세에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이 13주째 상승했다. 정유사는 재고평가액과 정제마진 상승 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4주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3원 상승한 리터당 1506.6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1300원을 목전에 둔 리터당 1298.0원을 기록했다. 올해 2월 주유소 판매가격 최고치인 1517.2원을 기록한 휘발유는 이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7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경유 역시 1308.27원의 최고 기록 이후 휘발유와 같은 행보를 보였다.

상승 배경에는 급등하는 국제유가가 있다. 27일 WTI유는 배럴당 53.90달러, 브렌트유는 2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60.44달러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무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감산 기간 연장과 관련된 발언으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석유 시장 안정을 위해) 사우디는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사우디는 감산 합의를 연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감산 합의 연장 의사를 표했다. 또한,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킨도 사무총장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오는 11월 30일 개최될 OPEC 정기총회 전까지 감산 기간 연장에 대한 주요 산유국들의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혀 감산 기간 연장 기대감이 고조됐다.

통상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이 미리 들여온 원유의 재고 평가액도 상승한다. 미국 허리케인 하비, 글로벌 업체 셸의 유럽 최대 정유공장 화재 등으로 정제마진까지 폭등한 상황에서 정유사에는 호실적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 추가된 셈이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유는 소비자 불만이다. 유가 상승으로 휘발유·경유의 주유소 판매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론 유리할지 모르나 유가가 오르면 소비자 불만도 덩달아 많이 나오게 되며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전기 자동차라든지 대체 에너지원의 수요와 필요성도 커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정유업계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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