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문재인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다주택자의 투기 억제에 초점이 맞춰진 영향이 크다. 예고된 데드라인인 내년 4월까지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자 등록이 지지부진할 경우, 정부로선 보유세를 올려서라도 집을 팔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26일 “부동산 보유세 강화 필요성과 내년 4월 이후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당·정·청 간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면서 “다만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의 세목과 총액·다주택 건수 등 인상 기준에 있어 구체적 사항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은 다시 ‘부자 증세’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부동산 보유세 인상론에 꾸준히 군불을 떼왔다. 여당으로선 보유세만큼 초강력 대책은 없다는 여론도 등에 업었고 보유세 인상을 통한 공평과세가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해 패키지로 갈 수밖에 없다는 명분도 내세울 수 있어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이자 당 제3정책조정위원장인 박광온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임대사업소득에 대한 과세보다 훨씬 무거운 과세를 하는 것이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내년 4월까지 집을 팔지 않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는 다주택자들은 다른 형태의 세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위 소속 김종민 의원은 낮은 부동산 실효세율을 지적했고, 김정우 의원은 토지 보유세 도입을 검토할 것을 지적했다. 그동안 한발 물러나 있던 정부도 최근 입장을 선회한 분위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종합부동산세나 재산세 등 보유세도 어떤 시나리오가 있는지 먼저 검토해놓고 정책 변수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다음 달 발표가 예고된 가계부채 종합대책 후속조치로 주거복지 로드맵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다주택자들의 임대업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담긴 만큼 관망하던 임대사업자들이 손꼽으며 기다리는 대책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주거복지 로드맵 마련을 위한 당정 간의 물밑접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감 이후에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