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젊은이들이 낭만을 나누는 장소인 인야 호수, 그 위로 연꽃이 피어올랐다.
포스코건설이 2014년 수주해 지난달 개관한 ‘롯데호텔 양곤’은 인야 호수 위로 뜬 연꽃을 형상화했다. 양곤에서 최고층 높이를 자랑하는 이 호텔은 99m 높이의 황금불탑인 쉐다곤 파고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쉐다곤 파고다는 미얀마 불교의 상징이자 미얀마 문화의 정수로 알려졌다. 롯데호텔 양곤은 이 불탑의 북쪽에 위치함과 동시에 인야 호수에 맞닿아 있다. 미얀마의 전통과 젊음을 하나로 잇는 가교 구실까지 하는 것이다.
호텔은 지하 2층~지상 15층 규모로 객실 343실을 갖춘 호텔동, 지하 1층~지상 29층에 객실 315실이 마련된 서비스아파트먼트로 구성됐다. 크기는 부지면적 2만2237㎡, 연면적 10만4123㎡이다. 포스코건설은 애초 1590억 원에 호텔 건립 사업을 수주했지만 공사 규모로 인해 2136억 원이 쓰였다.
양곤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이 호텔은 양곤의 랜드마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지위는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인야 호수 주변은 2014년 미얀마 환경보전지역인 ‘그린존’으로 지정됐다. 때문에 14층 이상인 건물은 주변에 들어설 수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A&C와 삼우설계가 공동설계로 진행한 건축디자인도 양곤에 있는 건축물 중 단연 돋보인다. 호텔 외관은 양곤 최초로 커튼월(통유리벽) 공법이 적용됐다. 연꽃잎을 형상화한 유리로 둘러싸인 건물은 양곤의 푸른 하늘을 비추며 도시의 매력을 더한다.
접근성도 뛰어나다. 미얀마 중심가인 양곤 제1도로변에 위치한 데다 양곤 국제공항에서 차로 20분가량 걸린다.
◇포스코건설·포스코대우·롯데호텔·미래에셋대우 연합, 미얀마를 개척하다
반세기 군정을 끝내고 2011년 2월 민간정부를 수립한 미얀마는 개혁과 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이에 풍부한 성장잠재력이 조명되며 여러 국제기업이 진출 후보지로 꼽는 국가가 됐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대우 역시 미얀마에 주목해왔다. 포스코건설은 건설투자자(CI)로서, 포스코대우는 전략적투자자(SI)로서 미얀마 양곤호텔 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해외 진출 과정 중 손발을 맞추며 포스코 그룹사들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것 또한 사업 목적 중 하나였다.
2012년 1월 미얀마 국방부는 유휴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입찰을 진행했다. 포스코대우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고급호텔 및 장기투숙호텔 개발안으로 입찰에 참여, 40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2012년 8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20년 이상 미얀마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쌓은 신뢰와 탄탄한 네트워크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호텔 개발 사업을 위한 다음 단계로 포스코건설과 포스코대우, 롯데호텔, 미래에셋대우는 2013년 9월 각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힘을 모았다. 이후 장기간의 토지협상 과정을 거쳐 2013년 9월 토지임대계약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포스코건설은 사업 진행을 위해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을 채택했다. 미얀마는 아직 외국인의 토지 소유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BOT 방식은 시행자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건설을 마친 뒤 자본설비 등을 일정 기간 운영하는 것이다. 운영 기간이 끝나면 정부에 무상으로 양도해야 한다. 토지 임대 기간이 최장 70년까지 가능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다.
포스코건설은 약 4년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5월 호텔을 완공했다. 입찰부터 개발 및 운영까지 전 과정을 총괄해온 포스코대우는 프로젝트 주관사로서 호텔사업 전반을 관리한다. 롯데호텔은 ‘롯데호텔 양곤’이라는 이름으로 호텔 위탁운영을 맡는다.
◇미얀마 진출을 위한 교두보 세우다
포스코건설은 롯데호텔 양곤을 미얀마 건설시장 진출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미얀마 건설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국내 건설사 최초로 포스코건설이 미얀마에 랜드마크 성격을 띤 상업시설을 시공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포스코건설이 양곤 호텔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현지 정부로부터 시공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현지 사업 진출에 있어 노력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8월에 600억 원 규모의 ‘미얀마 양곤 상수도 개선사업’의 낙찰자로 선정됐다. 향후 미얀마에서 발주되는 인프라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