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현재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의 후계자들이 아예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진핑 후계자 후보 가운데 두각을 보였던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 모두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할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후춘화 서기는 상무위원에 오르지 못하는 대신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부총리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의 최측근으로, 떠오르는 별이었던 천민얼은 당초 상무위원 진입으로 두 단계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신문은 25명의 정치국원 중 한 명이 되는 것에 그칠 것으로 전했다.
후춘화와 천민얼 모두 상무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시진핑 집권 2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 후계구도가 불확실해진다. 한때 후계자 후보로 거론됐던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는 올해 부정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전망이 맞다면 시 주석이 장기집권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게 된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아직 그런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며 이는 시 주석이 장기집권하려는 의사보다는 현재의 권력 이전 프로세스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 프로세스는 안정성과 확실성을 제공한다는 이점이 있지만 문제점도 남아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단점으로는 후계자들이 너무 많은 압력을 받는다는 점이다. 시진핑과 전임자인 후진타오 모두 후계자 시절 자신이 너무 많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등 최대한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야 했다. 한 소식통은 “후계자들이 타깃이 되기 너무 쉽다”며 “다른 파벌이 함정을 파거나 아부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후계자에 이목이 쏠리면 현 지도자와 경쟁하는 리스크가 생긴다. 반면에 너무 약한 후계자라면 권력투쟁이 심해진다. 쑨정차이 사례로 인해 시 주석은 후계자 지명 시스템을 피하려 한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시진핑이 지난 2002년 이후 지금까지 유지됐던 시스템을 파괴하면서 중국 정치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될 위험이 커졌다. 또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이후 가장 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시 주석에 대한 장기집권 전망도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