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에 내부 경력자 출신이 선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해당 인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외부 낙하산 인사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CIO 인선은 19일 해당 기관의 국정감사가 끝난 뒤 이사장이 선임되면 본격 개시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다음주에 이사장 후보를 청와대에 제청할 방침이다. 이를 고려하면 국민연금 CIO 모집 공고는 이달 안에 나올 전망이다.
현재 거론되는 차기 CIO 후보 중에는 국민연금 근무 경력이 있는 인물들이 다수다. 한동주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김희석 NH농협금융지주 최고책임투자자 겸 NH농협생명 자산운용총괄 부사장, 박봉권 교보생명 부사장, 조인식 현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 등이 후보로 꼽힌다.
이들 중 한 대표는 문재인 캠프 측에서 지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청와대의 관심도 커 단언하기는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장하성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과거부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 때문에 이번 인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민연금 CIO는 해당 기관의 이사장이 임명하지만 사전에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인선에 정부가 개입하는 구조다. 이사장 역시 정부와 뜻을 달리할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김성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한 상황이다. 청와대의 검증 과정이 절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서 거론된 후보 이외에 과거부터 국민연금 CIO에 도전했던 금융투자, 연기금·공제회 업계 다수도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주 이전에도 불구하고 적립금 규모 증가로 국민연금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경력자가 CIO에 선임될 것이란 관측과 관련, 정보보안 관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양영식 전 국민연금 실장은 올해 초 국내 증권사 이직에 앞서 내부 기밀자료를 외부에 전송한 것이 감사에서 밝혀졌다. 국내 증권사는 결국 채용을 취소했다. 양영식 전 실장은 현재 율촌에서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처럼 내부자가 외부, 외부자가 다시 내부로 오가는 상황이 거듭되면 정보보안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