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퇴진을 선언한 가운데 그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오현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서울대와 카이스트에서 각각 전자공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1985년 미국의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하면서부터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권 부회장은 1987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문에서 4메가 D램을 개발해 삼성그룹 기술대상을 수상한 후 이 공로로 이듬해인 1988년 4메가 D램 개발팀장(부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1992년 64메가 D램까지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다시 한 번 삼성그룹 기술대상을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권 부회장은 1997년 상무이사 직급으로 비메모리 사업분야인 삼성전자 시스템LSI로 자리를 옮겨 차세대 성장동력을 키워오다 2004년에는 시스템LSI 사업부장을 맡으며 메모리 반도체의 역량을 비메모리 분야로 옮기는데 기여했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2008년 사장으로 승진해 지난해 DS사업총괄 사장, 부회장을 거쳐 2012년 6월, 입사한 지 27년 만에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까지 올랐다. 2012년 7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았다가 11월 물러났으나, 2016년 4월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도 겸했다.
권 부회장이 수장이 된 이후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2011년까지 세계 1위였던 일본 도시바를 2012년 처음으로 추월해 지금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2012년 이후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한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이 시장 1위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도 주력했다.
권 부회장은 신종균 IM부문 대표이사, 윤부근 CE 대표이사 등과 함께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삼성전자의 사업부문을 이끌어 왔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이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총수대행 역할에 힘을 쏟았다.
7월 말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한 ‘주요 기업인과 호프미팅’에 참석했으며, 지난달에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주최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권 부회장은 13일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 사퇴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겸직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계획이다.
그는 사퇴 이유에 대해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