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관리자회의서 협력업체 갑질 지시 밝혀져… 현역 의원 욕설 논란까지

입력 2017-10-12 16:30 수정 2017-10-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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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사회공헌활동도 도마에…추혜선 의원 국감서 밝혀

케이블방송사업자 티브로드에서 협력업체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관리자가 정규직 직원들에게 “협력업체에 갑질하라”는 취지로 반복적인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에 대한 무리한 업무할당 등의 문제를 지적한 정의당 추혜선 의원에 대해 욕설을 한 정황이 파악됐다.

추혜선 의원(정의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은 12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업무환경 개선과 시청자 서비스 향상을 주문한 추 의원에 대해 “정의당의 그 미친X”, “입을 찢어 죽여버릴까” 등으로 비방하면서 “협력사에 정당하게 갑질하라”고 직원들을 부추기는 내용이 담겨 있다.

추 의원은 지난 7월 4일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티브로드가 협력업체 소속 설치‧AS 기사들에게 무리하게 업무할당을 해서 작업 안전과 시청자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당시 강신웅 티브로드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한 바 있다.

청문회 이후 티브로드 내부 회의 도중에 관리자가 이에 대해 추혜선 의원을 욕설 비방 한 것. 뿐만 아니라 해당 관리자는 같은 회의에서 “이 더위만큼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마세요. 다 표출하세요. 누구한테? 협력사 사장들한테. 고객사 사장들 특히. 정당하게 갑질 하세요. 정당하게 갑질”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이에 대해 “왜 해마다 티브로드 노사 문제가 발생하고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국회 앞에서 농성을 하는지, 케이블방송의 경쟁력이 왜 떨어지는지 알겠다”면서 “이것이 티브로드 조직문화다. 규제기관과 국회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관 인사청문회 이후 마련된 티브로드가 업무 중복할당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

추 의원은 “기존에 협력업체로 강제 할당하던 것을, 전산시스템 상에 각 협력업체마다 가상의 케이블기사 코드를 하나씩 만들어서 그 코드로 할당하는 것으로 바꿨을 뿐”이라며 “실제로 인력이 늘어난 게 아니라서 기존과 달라질 게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티브로드가 사회공헌사업 예산을 활용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정황도 공개됐다. 이 전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티시스의 자회사인 휘슬링락컨트리클럽이 태광 계열사에 김치를 고가로 강매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실제로 티브로드는 이 김치를 10kg 당 19만 원에 대량 구매해서 지역에 기부하고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해 세제혜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회공헌사업 예산을 매출과 연계해 다회선 가입자를 유치하거나 서비스 재약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예산안 수립 단계에서부터 조직적,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일이다.

'티브로드 사회공헌사업 2016년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사업부에 할당된 사회공헌사업 예산 2억 중 80%는 영업과 연계하고, 20%는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출하면서, 지역의 큰 기관 등 다회선 가입자를 유치하는 직원들에게 기부금 예산을 영업활동 목적으로 배분했다.

지난 5월에는 '인터넷·전화서비스 재약정 유치에 따른 기부금 제공'이라는 내용으로 인터넷 140회선, 전화 201회선을 재약정한 기관에 기부금 명목으로 200만 원이 전달되는 등 기부금이 실제로는 영업비 또는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현금 경품 노릇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올해 8월 세종시 권역 SO로 티브로드와 CMB를 신규 허가하면서 ‘지역사회 기여 및 공익사업 확대’를 허가 조건으로 부여했다”면서 “지금의 티브로드 행태는 SO 신규허가의 취지와 조건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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