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자살국이란 불명예를 지난해에도 이어갔다. 하루 평균 36명이 고의적 자해(자살)로 사망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6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사망자 수는 28만827명으로 전년 대비 4932명(1.8%) 증가했다. 1983년 사망원인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로, 인구 고령화 영향이란 분석이다.
실제 80세 이상의 사망자는 전체 사망에서 42.5%를 차지했다. 10년 전보다 11.8%포인트 높아진 비중이다.
조사망률(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은 549.4명으로 전년 대비 7.9명(1.5%) 늘었다. 1992년(539.8명) 이래 최대치다. 조사망률은 2006년(495.6명)을 저점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10대 사망원인은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폐렴, 고의적 자해(자살), 당뇨병, 만성 하기도 질환, 간 질환, 고혈압성 질환, 운수 사고 순으로 조사됐다.
사망자의 27.8%는 암으로 사망했다. 암사망률은 153.0명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대장암 사망률은 1983년 이후 처음으로 위암 사망률보다 높아졌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서구화된 식습관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사망자의 10.0%는 사망의 외인(고의적 자해, 운수사고 등)에 의해 사망했다.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는 총 1만3092명에 달했다. 하루 평균 35.8명 수준이다.
자살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명)은 25.6명으로 나타났다. 10년 전보다 3.8명(17.5%) 급증한 수치다.
자살은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순위 1위, 40~50대 사망원인 순위 2위를 기록했다. 남자의 자살률(36.2명)은 여자(15.0명)보다 2.4배에 달했다.
이 과장은 “세계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자살률이 높은데, 경제활동 비중이 높은 남성이 여성보다 스트레스 노출도가 크고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에서 한국은 지난해 기준 24.6명으로 가장 높았다. OECD 평균 12.0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이에 2003년부터 계속된 세계 최고 자살국이란 불명예를 지속했다.
알코올성 간질환, 알코올성 위염 등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는 총 4747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3.0명 수준이다.
알코올 관련 사망률(인구 10만 명당)은 9.3명으로 전년과 유사했다. 알코올 관련 사망률은 남자(16.1명)가 여자(2.4명)보다 6.6배 높았다.
혈관성 치매, 상세불명의 치매,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사망자 수는 총 9164명으로, 10년 전보다 114.1% 폭증했다. 치매 사망률(인구 10만 명당)은 17.9명으로 10년 전 대비 9.2명 늘었다.
치매 사망률 성비는 0.5배로 남자(11.2명)가 여자(24.7명)의 절반 수준이다. 남자의 사망률은 10년 전 대비 122.4%, 여자는 97.3%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