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제약·바이오 분야의 지식재산권 남용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20일 공정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시장감시국은 제약 분야의 특허분쟁 과정에서 제네릭(복제약)의 개발·출시가 지연·중단된 사례를 파악,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분석 대상의 업체는 다국적 제약사 39개사·국내 제약사 32개사 등 총 71개 제약사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총 71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2010~2016년까지 거래 계약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표 송부 등 서면조사를 벌인 바 있다.
올해 8월부터는 조사표 등 서면조사 내용을 토대로 본격적인 실태분석에 나선 상황이다. 국산 원료의약품(API) 허가와 특허출원 내용 등 제약 분야의 지재권 남용이 주된 타깃이다.
특히 각국의 제약 분야 특허권 남용에 대한 제재 사례와 관련업계 전문가와 종사자들을 상대로 구술 방식의 조사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와 용역업체가 오리지널 제약사의 특허전략에 대한 내용과 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으로 불리는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진입을 막는 사례 등을 문의했다”고 귀띔했다.
제약 분야의 ‘역지불합의’도 조사 대상이다. 특허권을 보유한 오리지널 제약사가 복제약 업체의 시장 진입을 포기하도록 합의한 후 반대급부로 경제적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를 말한다.
역지불합의 행위를 보면, 오리지널 제약사는 신약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고, 복제약 업체는 리베이트 비용을 챙길 수 있는 경쟁제한 요인이 크다.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은 소비자들이다.
아울러 의약품 특허 관련 분쟁에서 발생하는 불공정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분쟁 진행을 통해 복제약 의약품의 개발이나 출시가 지연·중단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시행 이후 제약산업 시장 상황 변화를 파악하고, 제약사 간 특허 분쟁 실태를 분석하고 있다”며 “분쟁 과정 중 발생하는 지재권 남용 등 경쟁제한행위 감시 방안을 마련하고 제약·바이오 분야 제도 개선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