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커피 성수기를 맞은 편의점업계가 커피 전쟁에 돌입한다. 2013년 3000억대였던 편의점 커피 시장은 올해 5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가 저가형 고급커피를 내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9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원두커피 ‘Cafe25’(이하 카페25)가 2015년 12월 첫 론칭 후 현재까지 7000만 잔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현재 7000여개 GS25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는 카페25는 최근 3개월 동안 평균 하루에 20만 잔, 한 달에 600만 잔이 팔려나갔다.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연내 판매량은 1억 잔을 돌파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저기온이 20℃ 이하로 내려간 지난달 26~30일 카페25 매출은 뜨거운 아메리카노(이하 아메리카노)의 판매수량이 70%를 넘으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30%)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최고기온이 30℃를 넘어섰던 지난 달 초(8월 5~9일) 아이스 아메리카노 판매수량 비중이 85%로 아메리카노 비중(15%)보다 5배 이상 높았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폭염이 잦았던 날씨가 한풀 꺾이자 늦여름부터 초겨울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고 GS25 측은 설명했다.
GS25는 카페 25의 인기 요인으로 알뜰한 가격에 풍부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높은 가성비와 고객의 여러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꼽았다. GS25는 아메리카노 기준 8온스 1000원, 13온스(큰컵) 12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동절기에 커피 수요 증가에 맞춰 GS25는 카페25 신메뉴로 ‘카페모카’를 출시했다. 가격은 1500원. 이번 카페모카 출시를 통해 GS25는 총 7종의 카페25를 판매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씨유)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고급스러운 맛과 향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CU에서 판매되는 커피 ‘카페 겟(GET)’은 원두의 품질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직접 손으로 채취하는 핸드피킹과 수가공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카페 겟의 원두커피 가격은 12온스 사이즈 기준 1200원이다. 겟 커피는 2015년 1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전국 5000여개 CU 매장에서 하루 평균 6만 잔 이상 판매되고 있다.
원두커피가 도시락과 함께 편의점의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상품으로 부상하면서 일부 업체는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 계열 편의점 이마트24(옛 위드미)는 이달 1일부터 원두커피 ‘이프레소’의 레귤러 사이즈(500원) 판매를 중단하고 브라질 세라도 원두를 사용한 라지 사이즈(1000원) 제품만 판매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소비자 선호도가 라지 사이즈에 집중된 점을 감안해 제품 사이즈를 단일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 최초 편의점 커피를 선보인 세븐일레븐도 ‘세븐카페(SEVEN CAFE)’의 레귤러 사이즈를 다음달부터 기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인상한다. 세븐일레븐의 전 점포의 절반 가량인 4200개 점에서 판매중인 세븐카페는 지난해 2500만 잔을 팔아 출시 첫 해인 2015년(200만잔) 대비 12배 이상 늘어났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세븐커피는 지난해 하반기 도시락을 제치고 상품 1위에 올랐다"며 "자체상표(PB) 상품이 전체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의 가성비 제품에서 벗어나 가격을 올려서라도 경쟁사와 차별화해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