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사태의 원인은 1차적으로 국민의 안전을 외면한 채 오직 이익만을 추구한 생산자들의 도덕적 양심의 문제다. 또 생산단계에서 농림축산식품부의 농가 관리시스템 부재 탓도 컸다.”
한국계란유통협회 강종성 회장은 11일 살충제 계란 파동의 원인을 이같이 진단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유통단계별 점검을 통해 다음 단계로의 이동을 막는 것이, 원인 파악과 대책 수립 측면에서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위생은 농장 생산단계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관리시스템 구축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계란유통센터(GP)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강 회장은 “생산단계에서 소독과 방역 등을 관리하고, 검사에서 안전이 확인된 계란은 산란일자를 표시해 출하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이렇게 하면 별도의 GP 등 유통단계 추가로 인한 신선도 하락과 가격상승의 문제가 없을 것이다. 지금 거론되는 GP는 옥상옥의 형태로 생산자의 책임의무를 약화시켜, 사고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면죄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매년 계속되고 있는 농가의 생산시설 집중투자로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은 도외시 되고, 안정성 확보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면서“가격 역시 과잉 시설투자로 인한 생산량 증가로 폭락과 폭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GP로 유통하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호도하는 것”이라며 “GP는 이전에도 실패한 정책이며 지금도 센터별로 1년에 10억 원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적자를 세금으로 메운다 하더라도 유통단계의 증가로 인해 신선하지 못한 계란이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가격은 상승할 것이란 게 강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200여 평의 부지와 시설투자비로 수십억 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형화된 농가와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 자명한 상황”이라면서 “소상공인인 계란 유통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대부분은 단순 대리점 형태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 회장은 “이런 이유들로 GP를 통한 유통 의무화에 반대한다. 다만 자율적인 형태로의 운영은 가능할 것”이라며“계란의 안전성은 농장에서 계란이 출하되기 전에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고 1차적인 농가의 책임을 누차 역설했다.
이어 “지금도 유통인들은 매장에서 계란을 회수하고 환불 요구에 응하고 있지만, 농장에서는 반품처리가 되지 않아 자체 폐기시키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대책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