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주요 재건축 분양 단지들이 분양가 인하에 줄줄이 나선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정부 정책에 맞춰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도록 압박을 가한 영향이다. 강남권 로또 아파트 논란과 기대감을 더 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시영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3.3㎡당 평균 4160만 원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분양보증 발급을 받았다. 시장이 예상한 분양가보다 3.3㎡당 350만 원가량 낮아진 가격이다. 당초 시장은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가 3.3㎡당 45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HUG 기준에 따르면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1년 전 분양된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2단지)’를 기준으로 4685만 원까지 분양이 가능했다.
앞서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 한신6차를 재건축하는 ‘신반포 센트럴자이’도 분양가를 3.3㎡당 4250만 원으로 책정했다. 시장이 예측했던 4700만 원보다 450만 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분양가 인하 추세는 HUG가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춰 강남권의 고분양가 책정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5일 발표한 82 후속대책에서도 2015년 4월 사실상 폐지된 분양가상한제 기준을 손질하며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지나친 분양가는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HUG의 통제와 상한제의 견제를 동시에 활용한 가격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 같은 통제가 로또 아파트 양산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반포 센트럴자이’가 분양가를 낮추면서 당첨만 되면 수억을 챙길 수 있는 ‘로또 아파트’로 불렸고, 결국 견본주택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잠원동 일대 공인중개소 측은 “주변 시세에 맞춰 차익이 발생할 것을 감안하면 로또청약으로 불릴 만하다”라며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낮은 분양가로 분양에 줄줄이 나선다면 강남권의 자금력 있는 수요자들에게는 지금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1순위 요건을 강화하고 청약 가점제를 100%까지 올리면서 실수요자들의 청약시장 진입이 낮아진 만큼 시세차익 역시 실수요자에게 돌아가는 게 맞다고 본다는 입장이다.
11월까지 강남권 재건축 분양시장에서는 총 7곳, 1만2278가구가 나온다.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와 ‘신반포 센트럴자이’를 비롯해 ‘청담삼익 롯데캐슬’, ‘고덕 아르테온’ 등이다. HUG가 서울 강남서초구와 함께 고분양가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는 과천에서도 2128가구 규모의 재건축(과천주공2단지) 단지가 분양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