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했던 8·2 부동산대책의 시행으로 전국의 주택 사업 경기가 급격히 침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달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던 서울·경기·부산·세종 지역의 큰 위축으로 인해 주택사업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58.9로 전월 88.8에 비해 29.9p나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연말연초 리스크‘로 나타났던 HBSI의 일시적 하락을 제외하면, HBSI 전국지수를 첫 발표한 2014년 이후 4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건설사 500여곳을 대상으로 매월 조사하는 HB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공급시장의 지표다.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주택 사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건설사가 많다는 의미며, 이보다 낮으면 반대의 의미를 나타낸다.
주산연은 9월은 가을 분양성수기 진입기이지만, 강력한 8.2대책으로 8월 주택사업실적이 저조하고 9월 전망 또한 8월 실적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9월 주택사업공급시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 9월 들어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서울(59.7, 전월 대비 54.8p↓)과 세종(61.0, 전월 대비 44.6p↓), 경기(71.4, 전월 대비 31.5p↓), 부산(65.8, 전월 대비 39.0↓)으로 이들 지역은 6·19대책 이후 시장분위기가 호전되면서 사업적 기대감이 가장 크게 형성됐지만, 8·2대책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규제지역은 아니지만 8·2대책 발표로 전국적으로 주택사업경기가 위축되면서 전월대비 HBSI 전망치가 10p이상 하락한 지역은 인천(전월 대비 15.7p↓), 광주(전월 대비 11.7p↓), 울산(전월 대비 10.1p↓), 경북(전월 대비 13.7p↓), 제주(전월 대비 11.0p↓)이며, 그 외 지역도 모두 소폭 하락해 전국이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9월 분양계획 전망치는 94.4로 지난달 전망치(101.0)보다 6.6p(↓)하락하면서 6개월만에 기준선을 밑돌았다. 재개발·재건축·공공택지 9월 전망은 재개발 92.0, 재건축 90.9, 공공택지 103.3을 기록해 지난달에 비해 기대감이 소폭 낮아졌다. 8·2대책으로 가을 분양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이 회복되지 못한 분양시장은 오히려 8월 대비 기대감이 소폭 줄어들었지만, 입지·가격·상품경쟁력을 갖춘 단지를 중심으로는 기대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실장은 “통상적으로 9월은 가을 분양시장 기대로 8월 대비 HBSI가 상승하는데, 올해 9월은 고강도 8·2대책 영향으로 8월 대비 HBSI 전망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주택사업경기가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지침이 단기적인 조치로 끝나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설사와 소비자는 정책 방향을 잘 살피며 주택공급과 주택거래를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