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체험형 마케팅 뜬다] “온라인 직구보다 싸게”… 백화점 변신은 무죄

입력 2017-09-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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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스타필드 고양에 첫 OPS, 재고 관리부터 판매까지 직접 맡아

▲7m 높이의 천장 아래 농구 코트를 설치한 나이키 뉴욕 맨해튼 매장.(사진제공=나이키)
▲7m 높이의 천장 아래 농구 코트를 설치한 나이키 뉴욕 맨해튼 매장.(사진제공=나이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선보인 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기존과 똑같은 형태의 백화점을 입점시켜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자 ‘스타필드 고양’에는 ‘팩토리 스토어’ 형태의 백화점을 내놔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는 기존 백화점 운영 형태와 달리 재고관리부터 판매까지 신세계가 맡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다. 이 곳에는 4000여㎡ 규모에 국내 유명 브랜드 총 130여 개가 들어섰다. 또 매대에 직원을 배치하지 않고 소비자가 상품을 골라 중앙 계산대에서 결제하는 방식으로 백화점과 마트의 장점을 융합했다. 입점업체가 매장을 관리하는 기존 백화점에 비해 신세계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이월된 의류 등을 싼 값에 판매하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는 이미 미국 유통업계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가격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아웃렛과 같은 개념이다.

이는 미국 백화점 업계가 성장 한계점에 달했을 때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업태이기도 하다. 미국 백화점 노드스트롬의 ‘랙’, 삭스피프스애비뉴의 ‘오프피프스’, 니만마커스의 ‘라스트콜’ 등 주요 백화점 업체가 2000년대 초반 오프 프라이스 점포를 선보였다. 이후 2017년 현재 미국 내에 3000여 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백화점 시장이 성숙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백화점이 포화상태에서 인터넷몰·아웃렛·모바일몰 등 경쟁 유통업태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명품을 주문해서 택배로 받는 직구, 면세점 쇼핑을 위해 해외여행을 가는 소비자도 많아 백화점은 해외 업체와도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 이상의 역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 조사업체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13년 미국인의 쇼핑몰 방문 횟수는 2010년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했다.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는 앞으로 5년 뒤 미국 전체 쇼핑몰의 20~25%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크레디스위스는 또 올해 미국 내 유통 매장 8640개가 문을 닫을 것으로 추산해 2008년(6200개)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미국 나이키는 지난해 뉴욕 매장에 천장 높이 7m가 넘는 농구 코트와 첨단 피팅룸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했다. 나이키 농구화를 신고 슛을 해볼 수 있는 공간이어서 매장을 찾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피팅룸은 일반 매장의 2배로 넓히고, 다양한 조명을 설치했다. 요가 수업 때와 같은 밝기의 조명 아래서 요가복을 거울에 비춰볼 수 있도록 했다. 아디다스도 뉴욕 매장에 축구공을 차볼 수 있도록 골대와 인조잔디를 들여놨다.

이처럼 소비 패턴이 ‘물건’에서 ‘경험’으로 전환하는 트렌드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 객실과 국내선 항공 점유율, 외식 매출액 등 소비자의 경험을 중시하는 분야는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경제 전문매체 쿼츠는 “구매 행위 자체는 상당 부분 e커머스로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역할에 중점을 둬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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