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지능(AI) 플랫폼이 스마트홈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국내 대표 가전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플랫폼 구축에 힘을, LG전자는 아마존, 구글 등과 협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2일(이하 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등 이미 인공지능 플랫폼 사업을 잘하고 있는 업체와 협력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LG전자는 아마존과 손을 잡고 알렉사를 활용한 인공지능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작년 ‘IFA 2016’에서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씽큐 허브(SmartThinQ Hub)’를, 올해 초 ‘CES 2017’에서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 냉장고 및 가정용 허브 로봇을 공개했다. 지난 5월 열린 구글 I/O에서 ‘구글 홈’으로 LG 시그니처 가습공기청정기를 작동하는 모습을 시연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IFA에서는 구글과의 확장된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송 사장은 “자체적으로 음성 인식 서비스 관련 연구는 이미 진행 중이지만 알렉사, 빅스비 등의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서비스는 론칭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중에 나와 있는 음성 인식 플랫폼과 연동성을 높이고 교류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적극적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AI음성 비서 빅스비’를 통해 자체 음성 인식 플랫폼 구축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모든 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하는 것이 목표다.
1일 진행된 삼성전자 간담회에서 윤부근 생활가전(CE)부문 사장은 “협력도 필요하지만 자체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얻고 그것을 통해 소비자에게 서비스하는 것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진행된 CES에서 가진 간담회에서도 “비즈니스 측면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혁신을 하려면 제품을 통해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자체 개발을 선택했다”고 답한바 있다.
자체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는 AI 가전 사용자들이 쏟아낼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빅스비는 스마트폰 갤럭시S8에 이어 가전 중 패밀리허브에 처음 장착됐다. 당장 빅스비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스스로 학습해 진화하는 머신러닝 기반이어서 앞으로 기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등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장은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지만 사물인터넷에 있어 개방성을 기초로 전략을 짜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고 협력을 하기 위한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