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사진> OCI 사장이 전기료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한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최악의 경우 국내 대신 해외 공장 투자를 확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3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말레이시아 공장은 인수하자마자 잘 돼서 다행이긴 하지만 한국 경쟁력이 떨어질까봐 걱정”이라며 “한국에서 나가는 폴리실리콘은 수입 관세, 반덤핑 관세까지 있으니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5%가량이 더 붙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전기료 상승과 덤핑 문제까지 산적한 상황”이라며 “(전기료 상승 및 덤핑 문제 등의) 여건이 콘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환율 역시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수출하는 입장에선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OCI는 새 정부 들어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이 예상되면서 폴리실리콘 생산 원가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폴리실리콘은 전기료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올해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2011년 부과받았던 2.4%의 반덤핑 관세가 더욱 높아질 위기에도 처했다.
이에 따라 OCI가 지난 5월 인수한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이 국내 생산기지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OCI는 지난 5월 말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로부터 말레이시아에 있는 폴리실리콘 제조공장을 1억7300만 달러(약 1937억 원)에 인수했다. 공장 경계는 60만평으로 생산설비는 PS1과 PS2가 있다. 현재 PS2만 가동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100%다.
다만 이 사장은 군산 공장을 축소하고 말레이시아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군산 공장을 잘 살리는 게 우선 순위”라면서도 “(군산 공장을 살리는 게) 능력 바깥 요인이면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공장은) 전기료가 3분의 1밖에 안 되고 워낙 투자여건이 좋다”면서도 “국내는 상황이 전기료 오르고 덤핑 문제 나오니 불안하지만 현재 전북 새만금 지역이 어려운데 저희까지 빠져나온다 하면 더 힘들어져서 웬만하면 한국에서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사장은 중국 1위 폴리실리콘 업체인 GCL의 증설 발표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 신장쪽이 현재 강소성 공장보다 전기료가 반값 정도라 이전한다고 한다”며 “중국 수요가 빨리 늘고 있어서 걱정할 정도로 영향받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시장 자체가 빨리 커지고는 있지만 한국에서 수출하는 물량이 줄 수도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