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대책 풍선효과 단지로 기대를 모았던 ‘두산 알프하임’이 최근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투기지역으로 묶여 불안한 성적이 예견됐던 서울 아파트 단지에 오히려 대책 이전만큼의 청약수요가 몰린 것과 대조적이다. 아파트 입지가 청약성적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인임이 또다시 부각된 것이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남양주 호평동에 들어서는 ‘두산 알프하임’은 최근 청약에서 전체 2894단지 중 약 600가구가 미달됐다. 전체의 21%에 가까운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단지는 11일 견본주택 개관 당시 3만4000명이 방문해 8·2 대책 풍선효과가 나타난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단지가 건설되는 남양주 호평동은 비규제 지역으로 8·2 부동산대책을 비켜 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전체 19개 평형 중 7개 타입만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2순위 청약에서야 80%가량이 청약을 마무리했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090만 원 수준으로, 북유럽 분위기의 아파트 디자인과 지역 최대 규모 커뮤니티 시설 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단지 주위에 총 20만㎡의 경관 녹지가 자리하는 숲세권 아파트라는 점도 부각됐다. 전매도 6개월 뒤면 가능하다.
하지만 옛 서울리조트 부지가 있었던 백봉산 자락 입지가 이 같은 장점들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할 수는 있지만, 택지지구나 역세권이 아니어서 각종 인프라가 부실한 데다 학교가 인접하지 않아 교육 환경도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불황이어도 흥행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입지”라며 “차가 없을 경우 거주가 어려울 수 있고, 교육 환경 등 인프라 부족으로 대도심보다 불편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열악한 교통, 교육 조건에도 이 정도의 결과를 낸 건 비교적 선방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용이 아닌 완전한 실수요자들이 움직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반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서 공급된 서울 공덕동의 ‘공덕 SK리더스 뷰’는 개인의 자금력이 상당히 요구됐는데도 평균 34.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제도 개편 전 서울에서 나온 마지막 단지라는 희소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역세권 입지가 아니었다면 수요가 이처럼 몰리지 않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주 청약을 진행한 인천 남구 도화동의 ‘인천 더샵 스카이타워’도 평균 2.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묶여 있지만, 도화지구 개발구역에서 가장 맨 앞에 위치해 지하철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입지다.
내달 분양시장에는 총 4만7629가구가 나온다. 대출규제로 주택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서울, 경기의 입지가 우수한 단지 위주로 분양시장에 큰 장이 열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