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상파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 강화에 나선다. 지상파 3사의 보도와 제작 자율성을 심사하되 중립성을 살펴볼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이 무너져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라며 "언론자유지수가 민주정부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합동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업무보고에 나서며 '지상파 방송의 공정성 확보' 계획을 내놨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KBSㆍMBCㆍSBS 등 지상파 3사의 재허가 때부터 보도와 제작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집중적으로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 공영방송 실현을 위해 방통위 내에 방송ㆍ법률ㆍ언론계 인사를 비롯해 제작과 편성 종사자,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된 '방송미래발전위원회'도 설치한다. 발전위는 부당한 해직과 징계가 난무했던 지상파 방송사의 인력운영 상황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방통위는 또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고자 포털의 인터넷 게시물 임시조치에 대해 정보게재자가 이의제기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한다. 법 개정 등을 거쳐 2018년까지 신설하기로 했다. 정치적 표현물에 대해서는 2022년까지 완전 자율규제화를 추진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외주제작시장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실태조사도 시작한다. 이번 조사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추진한다. 올 연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방송시장 전반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신고할 수 있도록 '익명 신고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몰카 동영상 등 선정적·폭력적 불법유해정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불법스팸에 대한 실시간 차단을 문자에서 음성까지 확대한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이날 업무보고를 통해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회복하고 국민이 방송통신서비스를 안심하고 편안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고 투명한 의사 결정으로 공정하게 관련 정책들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MBC 기자와 PD 다수, 아나운서 등이 MBC 경영진 퇴진을 주장하며 제작 거부에 들어간 상태다. 사측의 부당한 징계 철회, 공정성 확보 등을 요구한 일부 MBC 아나운서도 제작 거부에 동참한 상태. 이들은 김재겸 사장과 신동호 아나운서국장 등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