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산재 처벌 ‘시범 케이스’ 되나

입력 2017-08-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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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 발표 겨우 3일 만에선박 건조 하청만 4명 목숨 잃어김영주 장관 “원청 책임 물을 것”

20일 경남 창원 STX조선해양에서 휴일 특근을 하던 하청업체 근로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발사고에 대해 정부가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STX조선 선박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우선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이후 유족들에 대한 피해보상, 관련자 처벌 등을 해나가겠다”며 “현재 고용부 차관과 산재국장이 현장으로 가고 있으며 진상조사를 하면 원청 책임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정부가 중대 재해 때 원청업체를 하청업체와 동일하게 처벌하겠다는 ‘중대 산업재해 예방 대책’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발생한 첫 대형 참사라는 점에서 정부의 수습대책과 처벌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사고가 중대 산재 예방대책의 ‘시범 케이스’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과 창원해경 등은 사고 발생 직후 30여 명으로 꾸려진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21일부터 사고가 난 7만4000톤급 선박 내부 잔유(RO) 보관 탱크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벌일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감식에 앞서 추가 사고 방지를 위해 선박 내부에 남아 있던 가스 배출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수사본부는 사고 당일 숨진 작업자들이 스프레이를 이용한 도장작업을 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현재 도장작업 도중 발생한 유증기와 다른 요인이 겹쳐 폭발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사본부 한 관계자는 “감식을 통해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것”이라며 “조만간 사망자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폭발사고는 20일 오전 11시 37분께 STX조선에서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RO 탱크에서 발생,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소속 임모(53) 씨 등 작업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숨진 근로자들은 휴일이지만 나와서 작업을 했다.

조선업·건설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산재 사망자 중 하청업체 소속 비율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산재 사망자 중 하청업체 근로자 비중은 건설업종이 98.1%, 300인 이상 조선업종이 88%에 이르렀다. 이들 업종에서 사고로 숨진 10명 중 9명은 하청업체 근로자인 셈이다.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크레인 충돌로 하청업체 근로자 6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9월 대우조선해양에서도 하청업체 소속 50대 근로자가 도장작업을 하다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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