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살충제 계란’이 발견되면서 계란 출하와 판매가 일시 중단되자, 먹거리 연관 기업의 주가가 엇갈렸다.
육계(닭고기) 가공업체 하림은 16일 장중 전 거래일 대비 4.51% 떨어진 4550원까지 밀려났다가 보합세로 간신히 마감했다.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도 약세를 보이며 0.13% 떨어진 3995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니커는 전일 대비 1.42% 오르긴 했지만 장중 한 때 전일보다 3.13% 하회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또한 오리고기 유통업체인 정다운의 주가는 5.61%나 떨어졌다.
이 같은 변동성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경기도 남양주 등에서 출하된 계란을 조사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 측은 “닭고기로 사용되는 식용 육계와 산란계는 사육 방식이 다르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계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으로 육계 소비도 위축될 수 있다는 인식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계란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제빵업체의 주가는 더 큰 타격을 입었다. SPC삼립은 전 거래일보다 6.96% 떨어진 14만700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서울식품은 장중 2.47% 떨어진 6140원까지 밀려났다. 소비 위축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로 계란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 차질을 빚게 될 경우 빵 생산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계란과 닭고기를 대체할 만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기업의 주가는 반사이익을 거뒀다. 이날 사조대림은 수산물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 거래일 대비 9.38% 오른 2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가격제한폭에 근접한 29.74%까지 주가가 뛰기도 했다. 사조오양(1.45%), 한성기업(2.01%) 역시 장중 급등세를 보인 뒤 상승세로 마감했다.
수입육 유통 관련 업체인 한일사료의 주가도 5.04% 오른 2190원에 마감하며 탄력을 받았다. 장중에는 전 거래일 대비 19.42%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회사는 수입육 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AI(조류독감) 파동이나 쇠고기 수입 관련 이슈들이 있을 때마다 주가가 급등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우성사료(1.89%), 팜스토리(0.77%) 등 사료회사의 주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살충제 파문이 증시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발생 시에도 관련주가 잠시 출렁거렸지만, 상황이 오래 가지는 않았다”라며 “일시적인 영향으로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