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나흘만에 하락했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 소비자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보다 1.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측치 1.8% 보다 낮은 수준이다. 반면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계속된데다 장중 아시아통화들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장중 낙폭을 되돌림 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고 봤다. 16일 삼성전자 배당이 예정돼 있는 것도 원·달러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 지표가 부진해 상승 역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주 1130원 중반에서 1150원 사이 등락을 예상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42.5/1143.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43.5원) 보다 0.45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4.51포인트(0.63%) 상승한 2334.22를 기록해 5거래일만에 상승전환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510억21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개장초만해도 코스피지수가 괜찮게 출발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를 희석시키는 분위기였다. 다만 주가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강했고 1130원대 중반에서는 결제업체 매수도 많았다”며 “지난주 금요일 미국 물가지표가 부진한 영향으로 달러 약세 미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원·달러가 하락압력을 받았지만 여전히 지정학적 리스크도 상존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 을지연습을 전후해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고 있다. 현 수준에서는 아래쪽으로 내려가긴 힘들어 보인다. 반면 미국 지표부진에 위쪽도 막히는 흐름”이라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물가지표 부진으로 달러가 약해 원·달러가 하락하긴 했지만 장중 아시아통화가 약했던데다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2500억원 넘게 팔면서 낙폭을 줄였다”며 “삼성전자 배당이 16일이어서 하방경직성을 제공할 것 같다. 또 다른 이슈가 불거지지 않는다면 급등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주 1130원대 중반에서 1150원 사이 등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38엔 오른 109.56엔을, 유로·달러는 0.0004달러 상승한 1.1825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