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대치가 격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 지수의 하락세가 뚜렷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도 가속화를 우려하고 있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6.34포인트(1.10%) 내린 2368.39에 거래됐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8.80포인트(1.35%) 내린 642.87로 장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하면 ‘불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북한은 괌에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맞섰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군 전략군이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4발로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은 “우리가 발사하는 ‘화성-12’는 일본의 시마네(島根)현, 히로시마(廣島)현, 고치(高知)현 상공을 통과, 사거리 3356.7km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며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하고 발사 대기 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계속돼 왔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향이 예측 불가능해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시장 지수가 줄곧 상승세를 보인 상황에서 외국인의 차익 실현 움직임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9일 하루 동안 2500억 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하며 ‘팔자세’를 보였다. 최근 2거래일 간 1800억 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모았지만, 3일 만에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봤을 때 불확실성을 안고 투자할 이유가 없다. 차익실현 빌미를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리적 대응이 나오지 않는 한 결과론적으로 증시 추세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리스크와 상관없이 코스피 상승 추세에 따른 조정국면 지속 가능성도 제기됐다. 코스피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약 8개월간 400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에 따른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조정국면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8개월 동안 지속 상승한 만큼, 중간 조정을 거칠 시기가 왔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 번 조정에 들어가면 최소 2∼3개월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가격 부담이 덜어지는 4분기 중반경 새로운 상승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