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해외주식 전문가라 불리는 ‘선수 중의 선수’ 세 명이 KB증권에 모였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증권사에서 확고한 위치를 버리고 과감한 변화를 택한 이들은 이제 ‘어벤져스팀’이라는 별칭으로 통하고 있다.
세명의 공통점은 모두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주식을 시작했다는 것. 당시만 해도 미국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빌려 고객 계정을 등록해야 했으며, 원장도 없던 시절이었다. 아무도 관심없던 해외주식을 일찍부터 시작한 이들은 업계에서 몇 안되는 베테랑급 해외주식 전문가로 성장했다.
민성현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부장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현지 경험(미국 이테크 증권 지점장)을 가진 시민권자이자, 관련 자격증(시리즈7·63)까지 보유한 전문가다. 박상현 KB증권 강남스타PB센터 차장 역시 해외주식 업력이 12년이다. 특히 2013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근무 당시, 외국증권사가 독식하던 해외주식 기관(국민연금·우정사업본부 등) 영업 실적을 업계 1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들보다 먼저 KB증권에서 자리를 잡은 김세환 해외상품지원부 과장의 첫 직장은 신한금융투자다. 당시 미국주식팀에서 해외 주식을 시작한 것이 인연이 돼, 현재 투자전략과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증권분야 베스트 셀러 ‘5년후 포르쉐 타고 싶다면, 미국주식 당장 올라타라’의 저자기도 하다. 당시 책에 제시한 포트폴리오(9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현재 77%를 기록 중이며 이달에는 두 번째 책이 나온다.
앞서 KB증권은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올 초부터 해외주식 분야에서 가장 유능한 베테랑 영입에 나섰다. 스카웃 제의를 받은 민 부장과 박 차장은 3개월 가량 제의를 고사했다. 각각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동종업계 내 이동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KB증권행을 택했다. 민 부장은 “지점 영업을 하다보면 현실적으로 해외주식에만 집중하기 쉽지 않은데, KB증권은 해외주식만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줬다”고 설명했다. ‘은행’이라는 경쟁력은 물론 사람을 만나고 해외주식을 알리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의 열정도 이직을 부추겼다.
이들은 여가시간도 제대로 즐길줄 안다. 민 부장은 구두 마니아였던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의 이름을 본따 ‘민멜다’로 불리고 싶을 정도로 구두를 사랑한다. 언제든지 구두 공부를 위해 이태리로 떠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박 차장은 현지에서도 발달된 투자 촉이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이끈다. 그 곳은 애플의 아이폰,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매장이다. 김 과장은 주말에 전문 레이싱선수 또는 클럽 DJ로 변신하는 팔방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