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 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부처별로 분산된 과학기술 특히 기초 원천분야의 연구개발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새롭게 설치된 기구다. 차관급 조직으로 한해 20조원에 달하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심의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케 될 전망이다. 과기혁신본부장은 장관과 함께 국무회의에도 참석한다.
박 본부장은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식물생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2년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역임했다. 박 본부장은 지난 5월에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책 제언을 담은 책 '제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 경쟁력'을 펴냈는데 당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사를 남기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날 "박 신임 본부장은 식물분자생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과학자"라며 "이론과 실무 경험을 겸비해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 과학기술 연구·개발 지원과 과학기술 분야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박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에 연루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2004년 조작으로 밝혀진 황 교수팀의 사이언스 논문에 연구에 참여하지 않고도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박 본부장은 이른바 ‘황금박쥐(황우석, 김병준, 박기영, 진대제)’ 멤버로 황 교수의 줄기세포 프로젝트에 대한 국가 차원의 후원을 주도하기도 했다.
또 전공(식물생리학)과 관계가 적은 과제 2건을 맡으며 황우석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5000만원을 지원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2006년 1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청와대 보좌관에서 물러났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연구 윤리와 연구비 관리 문제에 연루됐던 인물이 국가 과학기술 정책을 집행하는 과기혁신본부를 이끄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