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전자는 독일의 한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의 ‘차세대 ADAS(지능형 주행보조시스템) 전방 모노 카메라’ 공급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과의 계약 사항이기 때문에 수주 업체나 공급 물량 등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계약을 따낸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상당한 액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ADAS 전방 카메라는 차량 전방의 교통 정보를 수집해 운전자가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수행하는 장치다.
LG전자가 이처럼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와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동안 쌓아놓은 기술력과 레퍼런스 덕분이다. LG전자는 2013년 7월 VC사업부를 신설했고, 대우자동차 기술 개발 출신인 이우종 사장을 VC사업부장에 임명했다. 2015년에는 1회 충전으로 320㎞를 주행할 수 있는 GM의 차세대 전기차 볼트 EV에 구동모터, 인버터, 차내 충전기, 전동컴프레서, 배터리팩,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유진투자증권은 2일 발간한 ‘전기차 대해부’ 보고서를 통해 “GM 볼트 EV의 예상 판매량은 올해 2만5000대 정도로 전망되며 미국 전체 지역 판매 시작과 유럽 및 기타 국가 판매 확대로 2020년에는 4만 대 이상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전자 VC사업부도 5년 안에 매출 급성장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가 GM 볼트에 대한 공급으로 인해 나타날 향후 5년간의 평균 매출액은 약 6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통상적으로 5년마다 모델이 바뀌기 때문에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2017년부터 5년간의 매출 추정치다.
LG디스플레이는 유럽, 미국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에 정보 안내 디스플레이, 계기판 등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해오고 있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이노텍의 자동차 전장 부품은 주행 안정성 및 편의성을 높이는 모터와 센서, 카메라 모듈, 무선통신 모듈, 무선충전 모듈, 터치패널, 열전 모듈, LED 등과 전기차 부품인 배터리 제어 시스템(BMS), 전력변환 모듈 등 총 20여 종에 이른다.
LG화학은 전기차의 동력인 배터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와 전기차 보급 지원 정책에 힘입어 매출 확대가 이뤄지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 75억 원을 달성하며 6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연간 영업이익 역시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현재 LG화학은 GM, 르노, 현대·기아차, 포드, 볼보, 폴크스바겐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30여 개 업체로부터 82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LG화학은 오창 공장과 미국 미시간 공장, 중국 남경 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연간 10만 대 이상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폴란드 공장이 준공돼 자동차 회사에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폴란드 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는 내년 초부터는 유럽 전기차 시장을 본격 공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기차 분야 및 에너지 전문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에 출하된 배터리의 총량 15.9GWh 중 LG화학은 2.0GWh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시장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LG하우시스 역시 자동차 경량화, 내외장재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강철 소재 대비 무게를 30%가량 줄일 수 있는 LFT와 CFT 소재 언더커버, 시트백프레임, 범퍼빔 등을 생산하고 있다.
또 2월에는 슬로바키아 탄소섬유 자동차 경량화 부품회사인 c2i의 지분 50.1%를 486억 원에 인수하면서 경량화 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특히 LG하우시스는 BWM, 포르쉐, 재규어랜드로버 등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가 고객사인 c2i의 인수를 통해 유럽 시장 확충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