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보영 박사의 골프와 척추건강]장마철 골프, 번개만큼 위험한 ‘낙상(落傷)’ 조심

입력 2017-08-0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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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올때는 잔디에 물기가 많아 미끄러지는 것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비가 올때는 잔디에 물기가 많아 미끄러지는 것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폭염과 강한 비가 반복되는 장마가 한창이다. 이 즈음에 골프를 즐기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언제 비가 내릴지 몰라 부킹을 해도 갑작스런 비 때문에 취소되기 일쑤고, 막상 라운드를 시작해도 폭우나 번개 때문에 중단하고 돌아오는 일도 빈번하다. 장마철 골프장은 여러 가지 위험 요인도 많다. 페어웨이는 움푹 패이고 물기를 머금은 경사지 잔디는 매우 미끄럽다. 산에서 내려온 돌멩이들이 돌출된 곳도 많다. 돌로 된 티샷 박스 계단이나 카트가 다니는 길, 그리고 클럽하우스와 그늘집 대리석 바닥, 쇠로 된 배수구 덮개는 낙상을 가장 조심해야 하는 지역이다.

이렇게 비가 자주 내리는 계절에 필드에 나설 때는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불의의 낙상으로 허리나 엉덩이에 큰 골절을 당하거나 손목?발목에 염좌 같은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물기 위에서 스윙을 할 때 접지가 약해 미끄러져 허리를 삐끗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상대적으로 뼈가 약하고 균형감각이 덜한 여성과 시니어 골퍼들일수록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빗물에 미끄러져 갑자기 넘어지게 되면 반사적으로 손을 땅에 짚게 되는데 보통 체중의 2~10배 정도 힘이 손목에 가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뼈가 약해져 있는 중장년층일수록 가벼운 충격에도 손목이나 엉덩이 관절뿐 만 아니라 척추 뼈 까지도 금이 가는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낙상과 같은 매우 심한 외부 충격에 의해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골다공증이 심하면 넘어지거나 주저앉는 등의 별다른 사건 없이도 생길 수 있어 골퍼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장마철 라운딩에서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나 염좌 등 부상을 막으려면 ‘서두르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비가 내리고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 마음이 급해지고 자기도 모르게 행동이 빨라진다. 스윙과 걸음을 한 템포 늦추고, 카트에 오르내릴 때도 손잡이를 지지대로 활용하자. 골프화를 점검하는 것도 필수다. 오래돼 닳은 바닥면 스파이크를 새로 교체하고, 끈을 단단히 조여 발과 밀착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물기가 있는 필드에서는 요즘 인기있는 운동화형 골프화보다는 바닥과 접지가 견고한 스파이크형 골프화를 착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만약 장마철 라운딩 중에 넘어지거나 삐끗하면 상태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일단 골절이 발생하면 변형과 함께 붓거나 심한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골절이 미세하게 일어나거나 염증이 생기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순 염좌라고 생각해 파스나 찜질 등 가벼운 자가 치료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3~5일 이상 반복?지속되면 무작정 참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큰 병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덧붙여, 비단 장마철뿐 만 아니라 부상 없이 오랜 기간 골프를 즐기려면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과 균형감각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골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우유, 치즈, 멸치 등을 충분히 섭취해 칼슘 및 비타민D를 보충하고, 짠 음식은 몸 속 칼슘을 빼내기 때문에 되도록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연세바른병원 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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