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청주, 괴산, 천안 수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재가를 했다”며 “해당 지역 재난복구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주민들께 다시 한 번 위로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인근의 보은이라든지 증평, 진천 등 읍·면·동 단위에선 오히려 (특별재난지역) 못지않게 또는 더 심한 피해 입은 지역도 있었다”며 “특별재난지역이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지정하게 돼 있어 그분들이 입은 피해는 심한데 전체 기초자치단체 피해 액수가 특별재난지역 기준에 미달해 특별재난지역 지정에서 제외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은 “그분들은 상대적으로 특별재난지역보다 보상을 미흡하게 받게 되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며 “이번에 특별재난지역 제도에 대해 재검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전병헌 정무수석은 “진천, 증평 등으로 행자부 특별교부금 내려갔다”며 “재난지역 못지않은 지원금이 내려갔고 기후변화에 따라 호우가 반복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기준이나 시행령 고쳐야 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특별교부금으로 지원이 내려가더라도 공공시설 복구비용에 다 사용되고 실제 주민에게 가는 것은 아니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그만큼 여유가 생긴 만큼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지원을 늘려주는 매칭 방식이 돼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 수석은 “특별교부금 지원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들과 협의를 할 생각이다”고 답하며 “재난 관련 기준을 정하는 법령들이 단독주택 위주로 돼 있지만 중소도시도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많이 있어 공동주택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문제 제기했다.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행자부 특별교부금 문제를 왜 사회수석이 아닌 정무수석에서 답변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에 장하성 정책실장은 “정무수석실로 행자부 문제를 이관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수해지역의 ‘낙과’로 만든 컵 화채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수해복구현장에 다녀와서 낸 아이디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귀띔했다. 컵 화채는 충북 증평에서 난 블루베리, 충북 음성지역의 수박과 복숭아를 가져와 만들어졌다. 이번 컵 화채는 김 여사가 직접 만들지 않았지만 김 여사가 지난번 춘추관에 보낸 화채 레시피를 따라해 맛이 유사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