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2·3차 협력사 상생 강화…1600억 원 펀드 조성

입력 2017-07-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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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지원 뿐만 아니라 협력사 직원 역량ㆍ복지도 강화

SK그룹이 2·3차 협력업체와 상생할 수 있도록 1600억 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조성한다. 이에 더해 협력사 대금 결제 방식을 개선하고 협력사 직원들의 복리후생도 확대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SK그룹은 25일 1차 협력업체와의 상생에 주안점을 둔 기존 동반성장 프로그램 지원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상생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동반성장펀드 강화…협력사 위한 재정지원책 마련=SK하이닉스는 2·3차 협력사를 위한 1600억 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만들었다. 기존 1차 협력사 중심의 동반성장 방식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해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게 만든 이 펀드는 1000억 원 규모의 현금결제지원 펀드와 600억 원 규모의 ‘윈-윈(Win-Win)’펀드로 구성된다.

동반성장펀드 규모도 기존 4800억 원에서 6200억 원으로 확대된다. 수혜대상 역시 2·3차 협력사로 범위가 넓어진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현행 1675억 원 수준인 펀드 규모를 오는 2019년까지 2500억 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다른 관계사들도 펀드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SK그룹은 동반성장펀드 확대 외에도 협력사들과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재정 지원책을 마련했다. SK건설은 1차 협력사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직접 대여금 규모를 기존 250억 원에서 2020년까지 400억 원으로 늘린다.

협력사들에 대한 대금 지급 방식도 개선한다. 하도급 업체는 물론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현금지급 비중을 100% 늘린다. SK하이닉스와 SK㈜ C&C는 올해안에 중소 1차 협력사들에 대한 현금지급 비중을 100%까지 늘리기로 했다. 양사 협력사들에 제공되는 현금결제 규모는 2조1000억 원에 이른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차 협력사가 사용하던 상생결제 시스템을 500여 개 2·3차 협력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SK건설은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게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하며, 2차 협력사에 대한 직불을 확대할 예정이다.

◇협력사 직원 역량·복지 강화도=SK그룹은 경제적인 지원 외에도 협력사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복지 개선을 위한 그룹·관계사 차원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그룹 차원에선 지난 2006년부터 운영중인 동반성장아카데미 참여 대상이 2차 협력사로 확대된다. ‘동반성장 MBA(핵심 인재 대상)’ 및 ‘동반성장 e-러닝(전 임직원 대상)’을 2·3차 협력사 임직원들도 들을 수 있게 된다. 또한 2·3차 협력사의 경영인을 위한 ‘동반성장 CEO 세미나(최고경영자 대상)’도 신설된다.

계열사별로는 SK텔레콤의 경우 서울 을지로 사옥 인근에 연면적 3300㎡ 규모의 동반성장센터(가칭)를 설립해 내년부터 협력사들이 교육이나 세미나, 기술 전시, 사무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5년부터 시행 중인 임금공유제를 지속 실행한다. 이는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도 10%를 추가로 내는 제도로, 임금공유제를 통해 매년 66억 원의 기금이 협력사 직원 5000여 명의 임금과 업무개선에 사용된다. SK인천석유화학도 지난달 인천지역 최초로 임금공유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2·3차 협력사를 포함한 협력사 인재 채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1차 협력사 직원들에게 개방했던 사내 부속병원의 문호를 2·3차 협력사까지 개방하며, 안전체계 구축사업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SK 이노베이션은 매년 가을 울산에서 개최하는 협력사 채용박람회 참가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한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역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협력사 역량 향상형 계약체계’를 올 연말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협력사 직원들의 자녀 학자금 등을 포함한 복지 지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학자금의 경우 저소득층이나 다자녀 가정 직원들을 우선순위로, 대학생(연간 600만 원)과 고교생(100만 원) 자녀에게 지급하고 있다. 지원 대상을 현재 50개 1차 협력사에서 오는 2019년까지 150여 개 1, 2차 협력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같은 SK그룹의 협력사와의 상생 강화는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협력사와의 동반성장 강화 등에 우선 순위를 둔 정책 기조와도 맥을 같이 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새로운 규제보다는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포지티브 캠페인’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새 정부의 뜻이라고 밝힌 이후 대기업들은 일자리 창출, 공정거래, 상생 등과 관련해 자율적으로, 솔선수범해서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SK그룹 역시 오는 27, 28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2, 3차 협력업체까지 확대된 상생 방안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PR팀장 이항수 전무는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은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사회와 함께 하는 SK의 핵심 개념일 뿐 아니라 SK그룹의 본질적 경쟁력도 함께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 “앞으로도 동반성장·상생협력을 이뤄나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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