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24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 증언대에 섰다. 비공개 청문회가 끝나고 나서 쿠슈너는 성명을 발표하며 러시아 내통설과 자신이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BBC에 따르면 쿠슈너는 상원 정보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하기 앞서 11페이지에 달하는 서면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의 공모 사실을 부인했다. 청문회가 끝나고 나서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모든 행동이 적절했고 정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의회가 요청한 정보를 모두 투명하게 제공했다”며 “선거 캠페인을 할 때 러시아와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쿠슈너는 기자들 앞에서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며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고 강조했다.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와 2009년 결혼했다. 작년 미국 대선 때는 트럼프의 디지털 전략 담당 고문으로 일했다. 트럼프가 취임하고나서는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임명됐다. 그는 최근 러시아 내통설의 핵심으로 지목되면서 급기야 이날 의회 청문회까지 출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작년 6월 9일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인사와 비밀리에 회동했는데 이 자리에 쿠슈너가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또 지난해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통화했다는 보도도 러시아 내통설 의혹을 키웠다.
쿠슈너는 작년 6월 9일 회동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 약간 늦게 도착해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었는지 기억나지도 않고, 선거와 관련한 논의는 일절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그전에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인사와 회동하는 것과 관련해 보낸 이메일은 읽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슈너는 “당시 하루에 수백 개의 메일을 받아서 미처 처남이 보낸 메일을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쿠슈너는 러시아 측 인사와 4차례 접촉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부적절한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식으로도 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쿠슈너의 청문회에서 새롭게 공개된 내용은 없다고 BBC는 전했다. 만약 새로운 사실이 청문회에서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면 쿠슈너와 그의 변호인은 ‘핵폭탄’을 치우고자 온 힘을 다했을 것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즉 쿠슈너가 당당하게 청문회에 등장하고 시종 여유로운 모습으로 기자들을 대한 것은 그만큼 새롭게 드러날 사실이 없다는 데 자신이 있다는 방증이다. 쿠슈너는 25일에도 하원 정보위에 출석해 비공개로 증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