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할 차량이 없어 전시장이 사실상 ‘공실(空室)’ 상태가 된 폭스바겐코리아 딜러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디젤 엔진 배기가스 조작으로 판매 정지를 선언한 지 1년이 가까워지면서, 딜러사들도 텅 빈 전시장 활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의 딜러사들은 전시장을 고객 신뢰 회복의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기존 고객에 대한 관리와 함께 차량 재인증 후 판매 여건이 마련됐을 때 고객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더불어 개점 휴업 상태가 1년째 이어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비어있는 전시장을 공실로 둔 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딜러사인 클라쎄오토와 지앤비오토모빌은 텅 빈 전시장을 고객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클라쎄오토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공간기부 프로젝트를 통해 장애인·신진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전시장을 무상으로 임대하고 있다. 지앤비오토모빌도 무상 임대를 통해 전시장에서 사진 공모전, RC카 대회 등을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디젤게이트’로 인해 폴크스바겐의 고객 신뢰도가 곤두박질 친 만큼, 공간 기부라는 이벤트를 통해 고객 신뢰도 회복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코리아의 관계자는 “판매 정지 사태 이후 폴크스바겐 본사 차원에서 국내 8개 딜러사에 일정 규모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딜러사들도 판매 재개를 기다리며 전시장을 활용할 방법을 찾고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딜러사들의 기다림에도 판매 재개의 기미는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 재개를 위해 필요한 인증을 아직까지 신청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인증 신청을 하더라도, 폴크스바겐 차량이 집중 조사 대상인데다 여러 차종의 대규모 신청이 예상돼 인증 완료 시간도 지체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코리아 딜러사들의 기다림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단 한 대의 차량도 팔지 못하고 있다.